비공인(팬) 탄환논파 에코에픽(FDRCOP)/챕터1:황혼의끝으로부터온 길 잃은 아이들이 하가싫은것, 할수없는 것

비공인(팬) 탄환논파 에코+에픽 챕터 1:하기 싫은 것,할 수 없는 것 일상편(1)

웨이크필드 마스터 2021. 12. 17. 19:08

※읽기 전에※

-이 소설은 일본의 게임회사 스파이크 춘 소프트의 추리 어드벤처 게임 단간론파 시리즈의 2차창작소설입니다. 또한, 이소설은 어떠한 상업적인 용도로도 사용되지 않으며, 상업적인 용도로 사용될 수 없음을 미리 밝힙니다.

-이 소설은 픽션이며, 실제 인물, 지명, 단체, 사건과 아무 관계가 없습니다.

-키보가미네 시리즈나 사이슈 시리즈와 별개인 오리지널 세계관을 사용하며 원작 시리즈와의 최소한의 연결고리만을 남기고 스포일러는 최대한 배제했으나, 언제 어떤식으로 스포일러가 나올지 모르니 가급적이면 원작을 먼저 즐긴 후 이 소설을 읽으실 것을 권장합니다.  

 

 

-캐릭터 디자인을 포함한 작중 이미지는 코이카츠, 코미포로 만들거나 RPG Maker MV의 기본 리소스+DLC와 캐릭터 만들기 기능을 사용했습니다.

 


-3명 이상의 인물이 대화하는 경우나 학급재판시에는 말하는 인물을 명시하기 위해 부득이하게 대본체를 사용하겠습니다. 대본체를 쓰는 경우, 일상생활 및 조사 시에는 이름 “대사” 와 같은 식으로, 학급재판 시에는 이름: 대사와 같은 식을 표시됩니다.
---------------------------------------------------------------
https://youtu.be/cQbDAuVbDZY

BGM: Rise of the Ultimates
"지금 문제는, 저 말이 참인가 거짓인가가 아닙니다.”
“저 말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사람이 있느냐죠."


사카이의 말 한마디에, 우리는 다시 침묵했다.
그리고,서로를 둘러보며 경계할 뿐이었다.
심지어 눈빛에는 적의마저 담겨있었다.
'누군가를 죽인 학생만이 여기서 나갈수 있다....'라는 끔찍한 규칙.
그 규칙은 우리의 마음속 깊이 두려움을,그리고 의심을 박아넣었다.
"언제 누가 어디서 나를 죽일지 몰라"라는 두려움을.
그리고 "저녀석이 날 배신할지도 몰라."라는 의심을.
이렇게, 즐거운 학교생활 대신 불신에 가득찬 미친 학교생활이 시작 되었다.
거대한 성벽으로 우리를 둘러싸고 가둔 학교.
그 안에 갇힌 초고교급 학생 20명...정체불명의 담임선생님…
수수께끼의 인형 모노베헤와 모노아탄..동료끼리의 살육...
벗어나려고 발버둥 쳐도 벗어날수없는 끝없는 지옥의 시작.
그래,기대한 내가 바보였다.


챕터 1
하기 싫은 것,할 수 없는 것



모두가 당혹감에 빠져 침묵을 지키며 멀뚱멀뚱 서있고, 벌벌 떠는 와중에 선생님이 정적을 깨며 한마디를 던지셨다.



모에타 시쇼 “너희들 도대체 언제까지 멀뚱멀뚱 서있을거냐?”
“멀뚱멀뚱 서있는다고 해서 달라지는건 없어 이것들아!”
“일단 선생님을 따라서 1학년 1반으로 와라.”
“모두 나랑 얘기 좀 하자.”


그래. 맞는 말이야.
여기서 가만히 있어봤자 되는 건 없다.
나와 친구들은 모두 선생님의 지시를 듣고 1학년 1반 교실로 향했다.
학생들이 자리에 앉기 시작하자, 모에타 선생님은 백묵으로 칠판에 글씨를 쓰기 시작하셨다.


“자, 자, 다들 들어왔지?아무 자리 골라서 적당히 앉아라.”
“아까도 말했지만, 선생님의 이름은 모에타 시쇼. 싹틀 맹(萌) 자에 밭 전(田),시작할 시(始)에 글 장(章)을 써서…모에,타,시,쇼…모에타 시쇼 라고 읽는다.”
“무겐나라쿠엔 학원에서 담임 겸 학생주임으로서 일하고 있지.”
“슬슬 출석을 부르도록 하겠다.”


모에타 선생님은 출석부를 들고 한명씩 이름을 부르셨다.
선생님이 내 이름을 부르셨을때, 나도 네 하고 대답했다.
선생님의 자기소개와 첫 출석….굳이 언급할 필요도 없이 흔한 학기 첫날의 풍경이다.
그러나 모노베헤와 모노아탄이, 이 감옥과같은 학교가, 살인게임이라는 더러운 현실이…그런 흔한 광경을 뒤틀어버렸다.


나를 포함한 20명의 학생들이 자리에 앉자, 선생님은 출석부를 들고 한명 씩 출석을 부르신 후 뒤이어 할말을 하셨다.



“자, 이제 출석체크를 다 했으니 수업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냐, 이것들아?“
“아무리 나라고 해도 이 상황에서 수업은 무리다!”

“수업 안 한다고 다행이라고 생각하지마라, 학교 정상화되면 수업 원래대로 할 거다.”
“대답을 해야지, 왜 다들 반응이 없어?”


“네~”


나를 비롯한 많은 급우들이 두려움과 긴장감으로 인해 힘이 빠진 목소리로 대답을 했다.
우리가 너무나도 힘이 없는 목소리로 대답해서 선생님 마저 힘이 빠지신건지, 선생님은 아까에 비해서 살짝 주눅이 드신 듯한 목소리로 말을 이어나가셨다.



“다들 많이 지쳤을텐데 빡빡하게 굴어서 미안하다.”
“어쨌든 지금 이 자리에서 당장 교칙을 확인하길 바라.”
“저 사기꾼같은 놈이 주장하는 거지만 교칙은 교칙이니...어겼다가 잘못되는 일은 없도록 알아서 잘 하자고.”



교칙을 위반해서 큰일나는 일이 없도록, 교칙을 확인해 보기로 했다.
솔직히 모노베헤나 모노아 따위가 하는 말을 고분고분 들어야 한다는 게 썩 기분 좋은 일은 아니지만, 잘못해서 죽을 순 없으니까.

1. 무겐나라쿠엔연맹학원에서의 공동생활에 기한은 없습니다.

2. 학원내에서 살인이 일어났을 경우, 전원이 참가하는 "학급재판"이 실시됩니다.

3. 학급재판에서 올바른 검정을 지목했을 경우, 검정만이 벌칙을 받습니다.

4. 학급재판에서 올바른 검정을 지목하지 못했을 경우, 검정 이외의 학생들인 하양이 전원 벌칙을 받습니다. 벌칙 내용은 안 알려주니 알아서 생각해보십시오ㅋ

5. 검정이 승리할 경우, 무겐나라쿠엔 연맹학원에서 졸업하여 바깥 세상으로 나갈 수 있습니다.

6. 밤10시부터 아침7시까지, ‘심야 시간’에는 식당과 체육관이 폐쇄됩니다.

7.자정부터 아침 6시까지 물 절약 및 물 정화를 위한 단수가 되오니 주의하시길 바랍니다.

8. 무겐나라쿠엔 연맹학원 학원장인 모노베헤와 모노아탄 향한 폭력은 엄격히 금지됩니다.

9. 모노베헤와 모노아탄이 살인에 직접 관여하는 일은 없습니다.

10. 모누키메라탭은 귀중품이므로 잃어버리거나 손상시키지 않도록 주의하시오.

11. "시체발견 방송"은 3명 이상의 학생이 시체를 발견했을 시 울립니다.

12. 무겐나라쿠엔 연맹학원에 대해 조사하는 것은 자유입니다. 행동에 제한은 두지 않습니다.

13. 교칙 위반을 저지른 학생은 처벌을 받습니다.

14. 또한, 학원장 재량으로 교칙이 추가될 수 있습니다.



은근 제약이 많은 규칙이구나.

4번은 어이가 없으며 14번은 매우 거슬린다.

이거 달리 말하면 모노베헤와 모노아탄이 자기 마음대로 막 교칙 추가해서 징계먹일 수 있다는 의미 아닌가?

모에타 시쇼 “다들 읽었나? 자, 다들 읽었을거라고 믿고 시작하겠다.”
"너희들도 이미 알겠지만, 이 학교에서 지금 터무니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그리고, 정말 유감이지만 나도 아직 사태파악을 완전히 하지 못했다."

라무다 엔슈 "뭐야, 아저씨는 선생님이라면서 일도 제대로 못해?"

라무다가 불만이 가득한 목소리로 말하자 모에타 선생님이 곧바로 쏘아붙이셨다.

모에타 시쇼 "라무다 학생,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선생님한테 말투가 그게 뭐냐?”
“굳이 상대가 선생님이 아니더라도 다른사람한테 말 곱게하는 습관을 들여라.”
“어쨌든 하던 이야기를 계속 하면...적당히 알아서 몸 사리는게 좋을거다.”
“일단 질문 먼저 받도록 하마. 질문 있으면 하도록 해.”

그때, 모로호시가 손을 들었다.

모로호시 사키코 "질문 해도 돼요?"

모에타 시쇼 "그래, 해라."

모로호시 사키코 “선생님 혹시 결혼 하셨어요?”

시가라키 미키 “심각한 상황에서 그런 질문은 좀…”

모에타 시쇼 “결혼 했고, 딸이 곧 중학교 올라간다.”

 

 

나카무라 타마코 "쌤은 학생주임이라 카셨는데 수업은 들어가십니꺼?"

"수업 하시면 뭐 가르치시는데예?"

 

 

텐도 리히토 "박사님은 인문계열이신걸로 알고있어."

"근데 과목은 뭐 가르치시는지 몰라."

 

 

소라나가 켄타 "박사님이라고 하니까 꼭 저 선생님이 주머니괴물 줄 거 같잖아, 그냥 선생님이라고 하자."

 

 

모에타 시쇼 "그래. 나한테 박사님이라고 해도 화는 안 낸다만...여긴 학교고 나는 선생이니 선생님이라고 하면 좋겠구나."

"난 사회계열 가르친다."

 

 

시가라키 미키 "사회면 구체적으로 무슨 과목 가르치세요?"

 

 

모에타 시쇼 "...뭐였더라..."

 

 

라무다 엔슈 "뭐였더라 라고 하면 우리가 어떻게 알아?!"

 

 

 

이누부시 카즈마 "시쇼 형님! 무겐나라쿠엔 연맹학원은 막 학생이 뭐뭐한다 누가 입학한다 누가 시험 몇등한다 이런걸로 도박한다매요?맞아요?"

 

 

모에타 시쇼 "예끼 이 사람아!왜 그런 이야기를 하냐!"

"...그런 놈들 설치는건 부끄럽지만 사실이 맞다만, 그런 놈들 잡으려고 내가 학생주임 자리에 앉아있는거다."

"그리고 말이다...선생님 보고 형님이라고 하지 마!”
“모에타 선생님 까지는 안바라고 시쇼 선생님이라고 해도 상관 없으니까 선생님이라고만 해다오..알겠냐 이것아!“

 


이누부시 카즈마 “시쇼쌤, 연세도 있으실텐데 말 너무 막 놔서 죄송합니다…그래도 첫날이니까 한번만 봐주시면 안됩니까?!”

 


모에타 시쇼 “이누부시 학생...첫날이니까 그냥 봐주겠다...다음에 또 그러면 안봐주고 경고 먹일테니 그런줄 알아라."

"그리고 내가 그래도 내 나이 셀 때 연세같은 표현 써야할 만큼 늙진 않았어!나 아직 40대라고!”

 

 

라무다 엔슈 "아저씨는 진짜 선생님이야? 사칭 아니지?"

 

 

모에타 시쇼 "십년 넘게 근무했는데 사칭 운운하는 소리 들으니까 가슴이 찢어지는 듯 하는구나."
“난 일단 이 학교 선생님이 맞아. 봐봐.”

선생님은 교사증을 보여줌으로써 자신의 신분을 증명하셨다.
저게 가짜인지 진짜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진짜인걸로 치도록 하기로 했다.
혹시나 해서 모누키탭의 생활기록부 칸을 열어봤는데...

선생님의 재능 부분의 글자가 깨져있어서 알아볼 수 없었다.


타테츠치 토모노리 "선생님, 이거 글자가 깨졌는데 어떻게 해야되는지 아시나요."
"저 아무것도 안건드렸습니다.진짜요."


내가 깨진 글자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자, 교실 전체가 술렁거렸다.
다른 아이들의 이야기를 보니 내 모누키메라탭에만 오류가 생긴게 아닌 모양이며, 심지어 선생님 모누키메라탭에도 문제가 생긴 듯 했다.


모에타 시쇼 "모노베헤 모노아탄 이놈들이 진짜..!일단 이건 내가 그놈들한테 따질테니까 너무 신경쓰지 마라."
“어쨌거나…이렇게 교직원 ID카드를 보여줘도 못 믿는 사람이 분명 있을거같긴 하지만 난 누가 뭐라고 해도 이 학교의 선생님이다.”

 

 

후루이 치토세 "저...선생님..."

 

 

모에타 시쇼 "후루이 학생, 질문할 거 있으면 해라."

 

 

후루이 치토세 " 2번 규칙...학원내에서 살인이 일어났을 경우, 전원이 참가하는 "학급재판"이 실시된다는 규칙 말이옵니다만...전원에는 선생님도 포함이옵니까?"

 

 

모에타 시쇼 "나도 포함이겠지. 나라고 해서 뭐 예외가 있겠나."

 

 

모노베헤 "예외가 왜 없겠소이까?"

 

 

갑자기 모노베헤와 모노아탄이 빠른 속도로 날아왔다.

 

 

모노아탄 "누키키키!본좌가 설명하겠노라."

"모에타 선생이 재판에 직접적으로 참여 가능한가 아니냐는 상황에 따라서 달라진다."

"모에타 선생이 참여해도 문제 난이도에 영향이 가는게 아니라 참여해도 괜찮은 상황이라면 참여시킬거고, 그게 아니면 단순 참관인 자격으로 참여할게다.무작정 참여시키면 문제가 너무 쉬워지지 않느냐?"

"같은 교사의 개입은 어느정도 막는게 공평하지 않겠느냐."

"아 그렇지, 만약에 논의 결과 모에타 선생이 검정인게 거의 확실해지는 것 처럼 보이면 모에타 선생을 직접적으로 학급재판에 참여할 수 있게 할게다."

 

 

모에타 시쇼 "조용히 해라 이놈들아. 난 살인따윈 안한다."

 

모노아탄 "아무도 안물어봤지만 또 덧붙이자면, 모에타 선생한테 불만이 너무 많아서 죽이고 싶으면 죽여도 되겠지만, 누가 모에타 선생을 죽이면 그냥 일반적인 학급재판처럼 누가 모에타 선생을 죽였는지 찾을 것이니라.""그리고 죽이려다가 반격당해서 모에타 선생한테 죽을수도 있으니 그 점은 명심하는게 좋을게야."

 

 

이누부시 카즈마 "너네가 하는 말은 사람이 하는 말이 아니라 개소리야. 아, 너구리는 개과니까 애초에 인간말이 아니라 개소리잖아?""엿이나 먹어,모노베헤,모노아탄."

 

 

모노베헤 "개와는 다르다!개와는!"

"이제 설명 다 끝났으니 소생은 다시 돈이나 횡령하러 가겠소이다 구리!"

 

 

무카에 노보루 "이봐요!!지금 뭘 하러 간다는검까!"

 

 

무카에가 소리치거나 말거나 모노베헤와 모노아탄은 자기 할말만 하며 사라졌다.

 

 

모에타 시쇼 “솔직히 말하자면 제군들이 초고교급 답게 좀 더 깊이있는 질문을 하길 바랐지만…초고교급이라고 해도 결국 고등학생은 고등학생인 모양이군.”
“아니지…이런 혼란스러운 상황이면 이렇게 혼란스러운게 맞다. 미안하다.”
"이제 슬슬 지시사항을 전달하도록 하마.”
“지도를 보면 너희 개인실이 어디에 있는지 뜰거다.”
“각자 자기 개인실이 어딘지 확인하고 오고...10시 30분 시까지 식당으로 모이도록 해.”

 

 




https://youtu.be/i_G11S8zeXo

BGM:Beautiful Lie


그렇게 다들 선생님의 지시에 따라서 헤어지고 자신의 개인실을 찾기 시작했다.
그래, 기숙사는 이쪽이고 내 방은 110호실이구나.




아까 학교 구경하면서 느꼈던거지만 벽지 색이 어둡고 칙칙한데다가 창문에 철장이 쳐져있고 분위기도 묘하게 을씨년스러워서 그런지 꼭 마왕성같았다.
이게 평범한 게임이었다면 우리가 모노베헤와 모노아탄을 무찌르고 이 학교를 탈출했거나 용사가 나타나서 우리를 구해줬겠지만...현실은 그렇지가 않다.

"여기가 기숙사인가...”


무겐나라쿠엔 연맹학원 기숙사의 인테리어는 마치 고성과도 같았다.

샹들리에도 달려있고..고딕 풍이라고 해야되나...아무튼 꽤 근사하긴 하다.
고성같은 인테리어의 기숙사에서 생활이라니, 이게 정상적인 학교생활 이었다면 분명히 기뻤을 것이다.
허나…처음해보는 기숙사 생활이 하필이면 감금생활이라니, 정말 슬픈일이 아닐수가 없다.

원래대로였다면 두근거리고 기대반 긴장반이어야 했겠지만...하필이면 이런 어이가 가출해서 안드로메다로 날아가버릴 듯한 일에 휘말려 버렸다.

아까부터 내가 계속 힘빠지는 소리만 하는 것 같은데..이러지 말자, 타테츠치 토모노리!넌 나갈 수 있다!넌 나갈 수 있어!주눅들지마!

기숙사 건물 내에는 20명의 개인실과  선생님이 쓰시는 사감실이 있었다.



110호
타테츠치 토모노리의 개인실


나는 내 개인실에 도착했다.
내가 앞으로 생활할, 아니 당분간 머물 곳이다.
벽과 바닥이 반짝반짝 빛나는 금속재질로 되어있어서 미래적인 느낌이 났다.
TV가 있어서 전원을 켜봤지만 아무것도 나오지 않고 그저 노이즈만 나올 뿐이었다.
인터폰도 있고 나름대로 구색은 갖춰놓기는 했지만 뭔가 세상이랑 분리된 느낌이다.
밤에 예능프로나 스포츠 중계처럼 볼만한거 있으면 좀 보고 다른애들 방 가서 TV 같이보고 그러려고 했는데 아쉽다.
또, 창문이 있어야 할 것 같은 자리에 창문이 없고 LED 가상창문이 달려있어서 안그래도 단절된 이 학교가 더더욱 단절된 것 처럼 느껴진다.
방 안에는 책상, 침대, 옷장과 탁자, 장식장이 있었고, 샤워실도 있었는데, 샤워 부스와 양변기, 세면대 위에는 칫솔, 치약, 양치컵이 있었고, 벽장에는 여러 편의용품들이 들어있었다.
그리고 특수 수건이나 특수 세제같은 의미불명의 물건들도 있었다.
물 없이도 몸을 깨끗하게, 슥 하고 닦으면 끝이라…
편해보이긴 하지만 내가 이걸 쓸 일이 있긴 한가?

침대에 살짝 드러누워봤는데 불행중 다행이라고 해야할까, 침대는 꽤 편했다.
침대에는 각도조절 기능까지 있다고 하는데 최대 90도까지 기울일 수 있다고 한다.
왜 침대를 90도로 세우는 기능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또, 탁자 위에 있던 자명종도 은근 눈에 띄었다.
겉보기에는 평범한 자명종이지만...4중으로 방사능 보호코팅을 하고 고온,저온 상태나 무중력 상태에서도 정확한 시간을 보여준다는데...왜 이런게 여기 있나 싶을 정도로 쓸데없이 성능이 좋아보였다.
내가 이 학교에서 일했다면 방사능 보호코팅 시계 대신 다른걸 놓았을텐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그놈의 감시드론은 개인실에도 있었다.



책상을 둘러봤더니 또 쪽지가 한장 있었다.



무겐나라쿠엔 연맹학원 기숙사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각 방 마다 침대, TV, 옷장, 책상이 기본적으로 구비되어있습니다.
방에는 샤워실 겸 화장실이 완비되어 있지만 심야시간에는 단수가 되오니 주의해주시길 바랍니다.
책상의 서랍에는 메모지, 펜, 가위, 풀 등등 기본적인 문방구와 재봉세트, 간단한 공구세트가 준비되어있습니다.
필요한 물건이 있다면 학원장에게 문의시 학원장의 판단하에 지급하도록 할 테니 편안하고 즐거운 학교생활을 하시길 바랍니다.



입학식 팜플렛 처럼 이상한 디자인은 아니어서 다행이다.
쓰레기통에는 동전의 앞면에는 모노베헤와 모노아탄 얼굴이 그려져 있었고, 뒤에는 무겐나라쿠엔학원 엠블렘이 그려진 동전이 떨어져 있었다.
누가 떨어뜨린걸까?


뿅!



모노아탄 "타테츠치군, 축하한다 메라.”


모노베헤 “소인이 타테츠치군에게 주는 선물이오 구리!"



"깜짝아!어떻게 여기 들어온거야?"



모노베헤 “난 무엇으로든 변신할 수 있으니까 이런데 들어오는건 식은죽 먹기인 것이오 구리!”


모노아탄 “그나저나 타테츠치군, 정말 너무하구나. 선물에 왜 감사의 표시 하지 않느냐?본좌는 매우 상처입었다 메라.”


모노베헤 “내가 하사하는 선물인데 고마워하는 척이라도 좀 해주시오 구리!”
“그나저나 타테츠치군이 그렇게 잘 놀라는 사람 이었다니, 좋은 정보를 얻은 것 같소 구리!”



“아이고오, 정말 고맙네요, 그래서 이건 도대체 뭔데?”





“모노아크 머니임. 매우 중요함.”
“이 모노아크 머니를 매점에 있는 모노아크 머신에 넣고 돌리면 근사한 선물이 나오고 자판기로도 물건을 살 수 있음!”
“모노아크 머니를 함부로 쓰길 적극 추천. 원래 사치는 할 수 있을 때 마음껏 하는게 좋음.그럼 이만!”





뿅!





모노베헤와 모노아탄은 바람처럼 나타나서 바람처럼 사라졌다.
도대체 저건 어떤 기술이길래 만화나 게임 등장인물처럼 뿅 하고 나타나서 뿅 하고 사라지는걸까?

어찌됐든 모노아크 머신에 넣고 돌리면 좋은게 나온다고 했으니 나중에 한번 돌려보기로 했다.
나는 다른 애들에게도 말을 걸어볼 겸, 내 개인실을 나섰다.

문 근처 소파에 앉아있던 소라나가가 나에게 반갑게 인사했다.



“어이~타테츠치~!”



“소라나가잖아. 무슨 일이야?”



“너 방 보고왔냐?”


“보고왔어.”



“방 자체는 괜찮아보이는데 방이고 바닥이고 뭔가 새하얗고 금속같이 말끔해서 좀 놀랐단 말이지…보다보면 은근 무섭다고 해야되나…?”
“그리고 텔레비전 안나오는것도 좀 불만이고...
“아...마리오는 여기 안오나...마리오든 루이지든 와리오든 요시든 좀 와서 우리 좀 구해주면 좋을텐데...”

"아니, 하다못해 와루이지도 상관없으니까 제발 누가 좀 구하러 왔으면 좋겠다!!"

“야, 소라나가, 다른작품 캐릭터 이름 직접적으로 언급하면 좀 위험하지 않아?”



“캐릭터 사진 직접적으로 띄우는 것도 아니고 말로만 언급하는건데 이걸 모니터 밖에서 보는 사람이 신고를 넣을리도 없고 제작사에서 철퇴를 때릴리가 있겠냐?
“이거 보고 누가 소라나가 켄타/논란 같은걸 작성할 일은 더더욱 없다고!“

 


“메타발언에 위키한다고 셀프 인증까지…”



그때, 토요사토가 목욕탕에서 나왔다.



토요사토 니노 “안녕하세요 여러분~!”
“여러분은 혹시 목욕탕이랑 세탁실 보고 왔나요오~?”
“저는 방금 보고온 것이예요~헤헷”

타테츠치 토모노리 “목욕탕이랑 세탁실에서 뭐 찾았어?”

토요사토 니노 “목욕탕도 꽤 좋아보이고 세탁실에있는 세탁기들이 성능이 꽤 좋아보여요!”
“세탁실에서 드라이클리닝도 가능하던데 혹시 드라이클리닝 해야되는 옷 있나요~?”
“있으면 저한테 어서 알려주세요~헤헷★ 가격은 싸게 해드릴게용~특별 할인인 것이예요~모노아 머니 조금만 주시면 옷이 새것처럼!”


소라나가 켄타 "안 사요."

 

 

토요사토 니노 "아잉~소라나가님~대뜸 안사요 부터 하시다니 너무해요~"


타테츠치 토모노리 “드라이클리닝 할 옷은 아직은 딱히 없는데…"
“아, 혹시 목욕탕이나 세탁실에 탈출구같은건 있었어?”



토요사토 니노 “아잉~이걸 어쩌죠?못찾았는데엥~”

 


소라나가 켄타 “어음...애교가 너무 과한데..."

 

 

소라나가는 아무래도 토요사토의 갑작스러운 애교 공세 때문에 당황한 모양인지 얼굴을 붉혔다.

 말로는 너무 과하다고 하지만 얼굴은 솔직하구나.

 

타테츠치 토모노리 "아무튼 탈출구가 제일 중요한거같은데 그걸 못찾았다니 그건 좀 아쉽다..."


토요사토 니노 “우웅~저도 인간이예요 인간~한계는 있는거예염~"


소라나가 켄타 "헤...헤헤헤...왜 아까부터 자꾸 그래..."

"깜빡이 없이 막 들어오지 말라고...."

 

 

토요사토 니노 "소라나가님은 제가 부담스럽나요?혹시 제가 싫어요?"

 

 

소라나가 켄타 "시...싫은건 아닌데..."

 


타테츠치 토모노리 “.....”
“어쨌든 우리 지금 빨리 식당 가야 하는건 알지?”
“토요사토 너도 나랑 식당 같이갈래?”


토요사토 니노 “저는 조사 좀 만 더 하다 갈게염~”


소라나가 켄타 “어…어음…그럼 우리 먼저 간다?”



나는 소라나가와 잡담을 하면서 식당으로 갔다.



식당에 가니 선생님이 와 계셨고, 무카에, 나카무라, 모로호시, 시가라키, 히라사와, 키리시마, 사카이, 하뉴다가 있었다.


“뭐야, 다들 일찍왔네?”



나와 소라나가가 들어오고 난 후에는 라무다, 토요사토, 후루이, 텐도, 니시키노, 카와사키, 유키시로, 이누부시, 아타고가 식당으로 들어왔다.

학생들이 다들 모이자, 모에타 선생님이 슬슬 무언가를 말씀하시기 시작했다.





모에타 시쇼 “첫날이라 다들 아직 해이해지지 않아서 그런지 약속시간에 맞춰서 모였군.”

"약속시간을 이렇게 다 지켜주다니 좋아, 아주 좋아."
“이미 알고 있는 사람도 있겠지만 모누키메라탭에는 메신저기능이 있다.”




아까 화면에 있던 말풍선 마크 앱이 메신저 앱이었던 모양이다.
선생님의 말이 끝나자, 내 모누키메탭에서 알림음이 울렸다.


모에타 시쇼 “선생님이 단체 채팅방을 만들었다.”
“내가 공지사항 같은거 여기다가 올릴 테니까 알림 울리면 수시로 확인하도록.”


이누부시 카즈마 "0반은 솔직히 볼때마다 존나 어이없어서 웃기네ㅋㅋㅋㅋ0반 이지랄ㅋㅋㅋㅋ"


모에타 시쇼 "내생각도 그렇다..근데 선생님 앞에서는 비속어 좀 쓰지 마라 이것아!!“
“아무튼.. 지금부터 조사를 시작하도록 하겠다!”
“저녁 5시쯤에 식당에서 다시 만나서 서로 정보를 공유하자.”
“만약 5시가 되기전에 출구를 찾으셨다면 채팅방에 즉시 보고하도록 해라.”
“또 질문 있나?”


후루이 치토세 “에…그러니까…”

모에타 시쇼 “음?후루이 학생, 무슨 할말이라도 있는거냐? 있으면 말해라.”

후루이 치토세 “욕실에 무슨 특수 세척제랑 특수 수건이라고 적힌 것이 있던데, 뭔지 아시옵니까?”

모에타 시쇼 “미안하다, 나도 그건 잘 모르겠군. 안그래도 내가 쓰는 사감실에도 그게 있어서 혼란스러웠는데...”

그떄, 모노베헤와 모노아탄이 선생님이 하시던 말을 끊으면서 나타났다.

모노아탄 “구리하~어차피 무능한 모에타 선생은 그런거 모르니까 내가 대신 설명하겠노라.”
“단수 시간에 몸 씻을때는 특수세척제로 몸에 뿌린 후에 특수 수건으로 닦으면 되느니라.”
“이상한걸로 만든거 아니냐고 의심할지도 모르는데 그거 우주정거장에서도 쓰는거고 인증마크도 받은거니까 안심해도 되느니라.”
“그럼 나는 다시 간다. 구리바~”

…특수 세척제랑 특수 수건의 사용 방법을 알아낸건 둘째 치고, 의문만 더 커져간다.
도대체 저걸 왜 놓았는가 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은 해결하지 못했다.

모에타 시쇼 "또 질문할 사람?"




나는 손을 들고 선생님께 질문했다.


타테츠치 토모노리 "모누키메라탭에서 지도기능으로 본건데 이 학교에 연구교실이라는게 있던데 그게 뭔지 아세요?”


모에타 시쇼 “연구교실? 아마 올해부터 새로 생긴 교실이 아닌가 싶군.”
“올해부터 생긴 시설이라 자세히 아는 건 아니지만 학생들이 거기서 재능을 개발하는 걸로 안다.”



선생님도 잘 모르시는 모양이다.
그때, 모노베헤와 모노아탄이 어디선가 뿅 하고 튀어나왔다.



모노베헤 "그게 뭔지 아세요 라고 물으신다면 대답해드리는게 인지상정!”
"좋은 질문이오 구리!”


모노아탄 “그건 바로, 학생별로 자신의 재능을 연구하기 위한 곳이도다."
“재능뿐만 아니라 취향과 성격까지 고려, 설비를 갖춰놨으니까 구경을 적극 권유하노라.”


시가라키 미키 “그런데 가고싶어도 잠겨있다고 떠서 말이지.”

모노베헤 “앗! 아직 연구교실이 잠겨있었다니, 역시 너구리도 나무에서 떨어진다는 말이 맞소 구리!”

시가라키 미키 “원숭이겠지...”

모노아탄 “그게 그거라고 판단. 어차피 너구리나 원숭이나 나무에서 떨어지면 모두 같지 않느냐. ‘지금 너희가 갈 수 있는 구역’안에 있는 연구교실만 열어두겠노.”


모노베헤와 모노아탄은 말을 마친 후 이상한 춤을 추기 시작했다.


소라나가 켄타 “왜 여기서 북북춤이 나오냐고!”


모노베헤와 모노아탄의 뜬금없는 북북춤이 끝나자, 모누키메라탭에서 알림음이 울렸다.



[초고교급 아나운서 연구교실, 초고교급 원예부원 연구교실, 초고교급 싱어송 라이터 연구교실, 초고교급 메이크업 아티스트 연구교실이 해금됐습니다.]


위와 같은 내용의 알림메시지가 뜬 후 지도에서 빛이나면서 모습이 변했다.
북북춤으로 잠긴 문을 열다니, 실로 어이없는 일이 아닐수가 없다.



모노아탄 ”이제 개방됐다 메라. 그러니 확인하도록 하여라! 본좌는 이만!”



모노베헤와 모노아탄은 뿅 하고 사라졌다.
볼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저녀석들은 도대체 어떻게 저렇게 빠르게 이동하는 걸까?



모에타 시쇼 “저 녀석의 설명도 끝났으니 이제 조사 시작이다.”
"아까 내가 식당에서 모이자고 했는데, 지금 정정한다. 조사 후에 5시에 모일곳은 식당이 아니라 초고교급 아나운서 연구교실 겸 방송실이다!"

"녹화장비가 거기있어서 거기서 모이는 게 좋을 것 같아서 바꾼다. 혼란스럽다면...혼란을 줘서 미안하다."
“급한 일 있으면 즉시즉시 보고하라고, 알겠나?”


무카에 노보루 “알겠슴다, 선생님!”



나카무라 타마코 “알겠심더~”





이렇게 해서 우리는 조사에 돌입했다.
입학식 시작하기전에 다른데는 다 봤으니까 이번에 열린 연구교실을 보러 가도록 하자.

지하에는 초고교급 싱어송 라이터 연구교실 겸 음악실이, 체육관 근처에는 방송실 겸 초고교급 아나운서 연구교실과 초고교급 메이크업 아티스트 교실이,본관에는 초고교급 원예부원 연구교실이 있다.

식당에서 지하계단이 제일 가까유므로 지하부터 먼저 가보기로 했다.
초고교급 싱어송라이터의 연구교실은 벽면에 그래피티가 그려져 있었고, 키보드, 피아노 등의 악기, 스피커 등등의 작업장치...그리고 노래방 기계가 있었다.
이누부시가 노래를 틀어놓고 껄렁한 자세로 앉아서 담배…가 아니라 막대사탕을 빨고 있었다.



“YAH MAN! 여기는 낙원! 학교는 나락!”



“네 연구교실인데 마음에 들어?”


"조오오온나 좋은데?!초☆럭키라고!”



“그럼 이 학교 계속 있어도 되겠네?”



“여기 계속 있어도 괜찮을...리가 있겠냐 시팔?”
“나도 이 족같은 학교 벗어나고 싶거든?!”
“작사를 해도 말야, 들어 줄 사람도 있고, 비트 만들 사람도 있어야지, 안그러냐?엉?”
“이몸이 여기서 순순히 썩을 줄 아냐!”
“이 학교에도 이몸의 노래를 들어줄 사람이 너희를 비롯해서 몇명 있긴 하지만 이몸은 좀 더 많은 사람 앞에서 랩을 하고싶다 이거야!”





“흐음~꽤 큰 목표를 가지고 있구만?”


“아티스트로서 그정도 목표는 가져야 하는거 아니겠냐?!”
“이몸의 노래로 세계에 당당하게 이몸을 알릴거라고!”





“그래 그래, 그러니까 어서 출구를 찾아내자고!”

“나 좀만 있다가 갈테니까 먼저 좀 찾고있어, 오케이?”

이누부시 이 녀석, 물 만난 물고기구만.
초고교급 싱어송라이터 연구교실을 둘러봤으니 이제 다시 1층으로 올라가보기로 했지만 어디서 철문이 세게 닫히는 소리가 들리길래 그쪽으로 먼저 가보기로 했다.
소리의 근원은 기계실이었으며, 무카에, 키리시마, 아타고, 후루이가 모여있는걸 보아하니 저 넷 중 한명이 문을 거칠게 열었던 모양이다.



타테츠치 토모노리 “너네 거기서 뭐해?”



무카에 노보루 “아, 좀있다가 기계실 조사하러 갈 생각임다.”

후루이 치토세 “소인은 여러분이 도와달라고 해서 여기 왔사옵니다…”

키리시마 후쿠로 “우릴 가로막는 놈은 다 박살을 내버리겠다!”

아타고 사요리 “후쿠로 아우님은 간이 참 크구만 기래?”
"됐고, 이번에는 멀리 안갈거고 가까운데만 살펴보는거이디. 알갔어?”



무카에 노보루 “조사 하고나서 준비물 뭐 챙겨야 할지 적어두죠.”


저 넷은 기계실을 조사할 모양이다. 기계실에서 단서를 찾을 수 있으면 좋을텐데…
나중에 나도 기계실을 조사해볼까?
본관 1층에 있는 초고교급 원예부원 연구교실은 어떻게 생겼을까?

입학식 전에 이나호 선배를 유리문 앞에서 봤는데, 유리문이 초고교급 원예부원 연구교실의 문이었다.
초고교급 원예부원의 연구교실은 마치 온실처럼 생겼고, 매우 커서 원예용 작물을 키울 수 있는 곳은 물론이고 작은 텃밭까지도 있었다.
온실이나 텃밭이 딸린 학교들이 있긴 하지만, 초고교급 원예부원 연구교실은 단순히 그걸 합쳤다고 할만한 수준이 아니었다.

심지어 씨앗은행을 방불케 하는 다양한 씨앗이 담겨있는 보관하고 있고, 물을 담는 길고 깊은 구유도 있고, 수생식물들이 쑥쑥 자라고 있는 물탱크에, 수경재배용 민물탱크에...태양광조절기 라는 것도 있다.
온도 조절기도 아니고 태양광 조절기라…
또, 꽃밭과 텃밭,온갖 분재들과 화분이 있는 구역 말고도 정글에서나 자랄법한 커다란 나무들이 빽빽하게 자라고 있는, '정글 시뮬레이션 존' 이라는 곳도 있었다.
정글 시뮬레이션 존을 가보니, 커다란 나무들이 있었고 습도도 마치 정글같아서 금방이라도 외투를 벗고싶어질 지경이었다.
정들 시뮬레이션 존에서 나오니, 이나호 선배가 분재 앞에서 묵묵하게 가지치기를 하고 있었다.

“이나호 선배, 연구교실 어때?”

“쪼까 마음에 드는구마잉…”

초고교급 원예부원 연구교실에는 여러가지 식물들과 씨앗들이 종류별로 있었다.
그리고 자라는 기후별로 식물들이 분류되어있었는데 열대작물을 여기서 키울 수 있긴 한걸까?
이런걸 키우려고 학교에서 태양광 조절기를 설치한건가?
참 실험적이라는 말 외에는…뭐라고 해야할 지 모르겠다..
식물들에게 묵묵하게 물을 주는 이나호 선를 뒤로하고 초고교급 원예부원 연구교실에서 나왔다.
원예부원 연구교실은 다 둘러봤으니 안뜰을 가로질러서 후관으로 가기로 했다.
안뜰에 가니 카와사키가 벤치에 앉아서 무언가를 먹고 있었다.


“타테츠치 형아~나 뭐하게에?”
“정답은…아무것도 안 하는 중~”



“아무것도 안 하는건 아니지, 뭐 먹고있잖아.”
“근데 농땡이 피우다 걸리면 혼나지 않아?”
“흐응~이거 선생님이 아시면 어떻게 될까?”


“그, 그런가아? 히잉~농떙이 안피울게에~”


“너가 나한테 간식을 준다면 특별히 이번일은 넘어가 줄 수 있는데…”


“그래애?!나 별사탕 먹고있었는데에~형아도 먹어~그 대신 내가 농떙이 피운거 선생님한테는 비밀로 해줘어~”


“오, 그럼 고맙게 잘 먹을게!”


사실 진짜로 선생님한테 이를 생각은 없었고 장난 좀 쳐본건데 카와사키의 반응을 보니 괜히 미안해진다.
어쨌든 별사탕을 오랜만에 먹으니 맛있었다.



“우물우물...맛있다…”


“맛있어~?이거 내가 직접 만든거야아~”


“야~진짜 대단하네~”
“그리고 사실 너가 농땡이 피우고 있다고 이를 생각은 없었어.”


“뭐야아~날 속이다니이!”
“나아쁜 타테츠치 형아~”


카와사키는 삐져서 볼을 빵빵하게 부풀렸다.



“미안하다…별사탕 얻어먹으려고 어그로 끌었다…별사탕 수준 실화냐?”
“가슴이 웅장해진다....”


“별사탕 먹고싶었으면 진작 말하지이~!”
“맛있는걸 좋아하는 사람 중에 나쁜 사람은 없다니까 아까 형아보고 나쁘다고 한거 취소할게에!”


카와사키는 은근 단순한 면이 있는 것 같지만...그래도 사람 자체는 착한 것 같다.


“그런데 넌 선생님이 무서워?아까 선생님이 알면 어떻게 될까 하고 장난 쳤는데 진짜로 놀랄줄은 몰랐어, 미안.”



“모에타 선생님은….무서울거같아서어....”

 


“에이~그렇게 까지 무서워 할 필요는 없을거같은데 뭘…”



어디선가 부스럭 거리는 소리가 들려서 봤더니 유키시로가 나무 위에서 정찰을 하고 있었다.

 

 

카와사키 콘페이 “유키시로 누나아?!언제 거기까지 올라간거야아?!”

유키시로는 그 말을 들은 후 나무에서 내려와 대답했다.

유키시로 유즈키 “카와사키군이 자고있을때.”



카와사키 콘페이 “그래애~?소리가 안들려서 전혀 몰랐어~”
“아, 누나도 별사탕 먹을래애?”



카와사키는 해맑은 얼굴로 별사탕을 권했다.




유키시로 유즈키 “고맙다.”
“예전에 사냥나갈때 건빵이랑 별사탕을 챙겨서 나간적도 있었지…”



카와사키 콘페이 “유키시로 누나는 건빵 좋아해애~?”



유키시로 유즈키 “솔직히 말하자면 건빵을 맛때문에 먹지는 않는다.싫어하는 것 까지는 아니지만."
“산에 정찰을 나가다 보면 예상치 못한 상황에 처할때가 간혹 있었는데 그땐 맛을 따져가면서 뭘 먹을 처지는 아니었으니까…”


실제로 자연의 혹독함을 마주했을 유키시로가 그런말을 하니 뭔가 엄청난 설득력이 있어보였다.



타테츠치 토모노리 “나무 위에는 왜 올라간거야?”



유키시로 유즈키 “학교 건물 외벽이 얼마나 높은지 확인해보고 싶었다.”
“그리고 더 높은데서 보면 본인이 놓친걸 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올라갔었다.”
“안타깝게도 별 수확은 없었던 것 같군.우리중에서 트레이서나 암벽등반가가 있는게 아니라면 벽을 넘어서 탈출하는건 불가능에 가깝다.”



타테츠치 토모노리 “그래도 그걸 나쁘게만 볼 필요는 없을 것 같아.”
“탈출방법을 모색할때 맨몸으로 벽타는거는 제외할 수 있으니까 적어도 무모한 일을 시도하다가 다치는건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해.”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하니까…다들 너무 낙담하지 말고 계속 조사하자!”



안뜰을 가로질러서 초고교급 아나운서 연구교실 겸 방송실에 도착했다.
방송실 답게 각종 방송장비들이 있었고, 역시 무겐나라쿠엔학원 답다고 해야하나?
마치 방송국 뉴스 스튜디오같아서 시가라키가 여기로 출근할 것만 같았다.


시가라키 미키 “아아, 마이크 테스트, 마이크 테스트~”
“타테츠치잖아? 어서와.이런 방송실은 처음이지?”



타테츠치 토모노리 “어…음…이게 학교 방송실이야?”
“분위기만 보면 학교 방송실이 아니라 방송국인데...”


초고교급 아나운서의 연구교실은 마치 뉴스 스튜디오 같았다.
규모는 실제 뉴스 스튜디오보다는 작겠지만 설비는 꽤 좋아보였다.


타테츠치 토모노리 “시가라키, 어때?”



시가라키 미키 “인정하긴 싫지만 인정할 수밖에 없어.”
“솔직히 장비도 좋고 연구교실 디자인도 내가 일하는 방송국이랑 비슷하게 생겨서 마음에 들어.”
“그나저나 타테츠치는 방송장비 다룰 줄 알아?”


타테츠치 토모노리 “나?난 방송장비 다룰 줄 모르는데...”

 


시가라키 미키 “역시 안되겠지? 그럼 내가 해야겠네...너도 방송장비 다룰 줄 알았으면 좋았을텐데..아쉽네.”


내가 기억하기로는 시가라키가 초등학교에 다닐때 방송부 소속이었다. 
그때도 시가라키는 아나운서였는데 방송 안 할때는 주로 다른 사람들 일 도와줬던걸로 기억한다.
내가 방송실에 심부름 갈때마다 엔지니어랑 촬영담당을 도와주던 시가라키를 볼 수 있었다.

그랬던것도 벌써 오래전 일이네...



시가라키 미키 “아-아-마이크 테스트, 마이크 테스트.”



시가라키는 세팅을 전부 마치고 마이크 테스트를 하고 영상을 송출했다.



히라사와 카가미 “거기서 뭐하시는 건가요?”


소리를 듣고 히라사와와 소라나가가 나타난 모양이다.


소라나가 켄타 “미안하다 방송실 보여주려고 어그로 끌었다..라고 하려고?”


타테츠치 토모노리 “아, 마이크테스트 중이었어.”



히라사와 카가미 “그렇군요.”
“여기서 나가는 방송은 모노베헤와 모노아탄이 내보내는 방송이랑 별개로 나가는 것 같은데, 그럼 모노베헤와 모노아탄은 어디서 방송을 내보내는 걸까요?”



소라나가 켄타 “어, 생각해보니 그렇네?”



히라사와 카가미 “적어도 모노베헤,모노아탄 지금 열려있는 방에서 방송을 내보낼 가능성은 없을 것 같습니다.”




아마도 그렇겠지.
자신이 모노베헤와 모노아탄 조종하고 있는 악의 실세라는걸 금방 들킨다면 좋을 건 없을 테니까.
흑막인걸 대놓고 드러내도 금방 처단당하지 않을 자신이 있다면 대놓고 나 흑막이오 하고 드러내겠지만 그럴 녀석이 있긴 있나?
이런 엄청난 규모의 악행을 덮을 정도의 권력과 뒷배를 가진 사람이라면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하지만 그렇게 경거망동하게 행동한다면 언젠가는 어떤 식으로라도 댓가를 치르게 될테니 그러지는 않을거라고 생각한다.

나는 이런저런 복잡한 생각들은 뒤로 한 채, 초고교급 메이크업아티스트 연구교실에 갔다.
초고교급 메이크업 아티스트 연구교실은 굉장히 화려했으며, 조명이 달린 거울들과 피팅룸이 있었다.
그리고 화장품이 담긴 수납장과 가발 진열대가 보였다.
모로호시, 니시키노, 나카무라 셋이서 뭉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모양이다.




니시키노 마리에 “어머! 나카무라양~화장이 예쁘게 잘 됐네~”



모로호시 사키코 “아~핸드폰만 안뺏겼어도 3인샷 찍어서 올렸을텐데 핸드폰을 빼앗겨서 말이지…”




저 셋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중인데 함부로 끼어들긴 좀 그러니 그냥 가는게 좋을까?




나카무라 타마코 “마! 니 이리 온나!”



타테츠치 토모노리 “왜…나한테 뭘 하려고?”



나카무라 타마코 “모로호시하고 니시키노 점마들이 내 화장하는거 도와줬는데 어울리나?”



어울리고 안 어울리고를 떠나서 화장을 하니까 느낌이 새로운 것 같다.

물론 안 어울린다는 소리는 아니고..화장 한쪽이든 안 한 쪽이든 괜찮다고 생각한다.
나는 나카무라의 물음에 엄지 척으로 화답했다.






모로호시 사키코 “당연히 어울리겠지!”
“난 이래봬도 초고교급 메이크업 아티스트니까 말이야! 오호호호호!”



나카무라 타마코 “그 자신감은 어디서 나오는기가?”


모로호시 사키코 “초고교급인데 이정도 자신감은 가져도 되지 않겠어?”



타테츠치 토모노리 “인정.”



니시키노 마리에 “우리 공주님 왕자님들은 귀여우니까 자신감 가져도 인정~”




이제 연구교실은 다 봤으니, 기계실을 탐색하던 무카에, 키리시마, 후루이, 아타고에게 연락해서 도움이 필요한지 물어보기로 했다.
—--다음에 계속—-----
생존인원 21명
초고교급 점술가 타테츠치 토모노리
초고교급 아나운서 시가라키 미키
초고교급 싱어송라이터 이누부시 카즈마
초고교급 판사 히라사와 카가미
초고교급 고고학자 후루이 치토세
초고교급 사냥꾼 유키시로 유즈키
초고교급 사회복지사 무카에 노보루
초고교급 세무사 사카이 란마
초고교급 슈가크래프터 카와사키 콘페이
초고교급 재봉사 니시키노 마리에
초고교급 해커 라무다 엔슈
초고교급 과학부원 텐도 리히토
초고교급 헬스부원 나카무라 타마코
초고교급 가라테가 키리시마 후쿠로
초고교급 메이크업아티스트 모로호시 사키코
초고교급 만화가 소라나가 켄타
초고교급 선원 아타고 사요리
초고교급 호텔리어 토요사토 니노
초고교급 원예부원 아시카가 이나호
초고교급 빙상선수 하뉴다 히데히코
담임교사/학생주임/전 초고교급 ??? 모에타 시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