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공인(팬) 탄환논파 에코에픽(FDRCOP)/챕터1:황혼의끝으로부터온 길 잃은 아이들이 하가싫은것, 할수없는 것

비공인(팬) 탄환논파 에코+에픽 챕터 1:하기 싫은 것, 할 수 없는 것 일상편(9)

웨이크필드 마스터 2023. 3. 6. 17:11

※읽기 전에※

-이 소설은 일본의 게임회사 스파이크 춘 소프트의 추리 어드벤처 게임 단간론파 시리즈의 2차창작소설입니다. 또한, 이소설은 어떠한 상업적인 용도로도 사용되지 않으며, 상업적인 용도로 사용될 수 없음을 미리 밝힙니다.

-이 소설은 픽션이며, 실존 인물, 지명, 단체, 사건과 아무 관계가 없습니다.

-키보가미네 시리즈나 사이슈 시리즈와 별개인 오리지널 세계관을 사용하며 원작 시리즈와의 최소한의 연결고리만을 남기고 스포일러는 최대한 배제했으나, 언제 어떤식으로 스포일러가 나올지 모르니 가급적이면 원작을 먼저 즐긴 후 이 소설을 읽으실 것을 권장합니다.

 

-캐릭터 디자인을 포함한 작중 이미지는 코이카츠, 코미포로 만들거나 RPG Maker MV의 기본 리소스+DLC와 캐릭터 만들기 기능을 사용했습니다.

-3명 이상의 인물이 대화하는 경우나 학급재판시에는 말하는 인물을 명시하기 위해 부득이하게 대본체를 사용하겠습니다. 대본체를 쓰는 경우, 일상생활 및 조사 시에는 이름 “대사” 와 같은 식으로, 채팅기능 사용시에는 [이름:대사]와 같은 식으로, 학급재판 시에는 이름: 대사와 같은 식을 표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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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nganronpa V3 OST - White: -1-10- Becoming Friends - YouTube

BGM: Becoming Friends

 

약속시간 까지 시간이 좀 남았는데 멍때리며 보내긴 아까우니 평소처럼 친교를 다지기로 했다.

초고교급 원예부원 연구교실에 갔더니 이나호 선배가 반야심경을 외우면서 복숭아를 깎고있었다. 


“뭐해?”


“너는 또 언제 왔다냐?”
“시방 과일 깎고 있었는디?”


이나호 선배와 함께 시간을 보낼까?
>예
아니오


“여기 오고나서 정작 이야기 할 시간이 많이 없었던 것 같은데 이야기나 하지 않을래?“


“참나…나보고 놀자고 달려드는 놈은 환경미화부나 일 때문에 나한테 말 거는 완장단하고 담임 빼면 이누부시하고 니 밖에 없을거다…속 편한 놈…”
“아무튼 나가 지금 복숭아 깎았는디 너도 먹을겨?”
“복숭아가 생각보다 달더라고...정말 잘 익었당께.”

이나호 선배가 깎아주는 복숭아를 얻어먹었다.

 

 

그리고, 선물로 벚꽃다발을 줬다.


“워메, 진짜 큰걸 가지고 와부렀어, 타테츠치…너는 참말로 친절하구마잉. 나한테도 이렇게까지 잘 해주는걸 보니까 말여…”
뛸듯이 기뻐하는 걸 보니 나까지 기뻐진다!



“선배, 그동안 어떻게 지냈어?”
“갑자기 전학가고, 연락도 끊기고, 그 와중에 이상한 소문만 돌아서 걱정 많이했다고…”


“폭주족이나 야쿠자 같은 괴소문 붙는 놈한테 뭐하고 살았냐고 꼬치꼬치 캐물으려는 놈은 너밖에 없을겨.”
“나야 뭐, 죽지못해 살았제. 첫날에도 말 했는디?”

꼬치꼬치 캐묻는다며 뭐라고 할 줄 알았지만, 그래도 어떻게 지냈는지 좀 더 자세히 물어보자.
무엇을 물어보면 좋을까?


폭주족 시절 이야기 해줘 -1
>원예부에 들어간 계기가 뭐야? +1
공부는 잘 되가? 0


“원예부 들어간 계기 좀 말해주라…”
“초고교급 원예부원으로 들어온거 보면 원예를 엄청 잘 하는 모양인데…솔직히 좀 놀랐거든”


고민 끝에 예민한 부분은 건드리지 않을 것 같은 질문을 생각해냈다. 


“놀라부렀다고?”
“왜, 상대 파벌한테 기관단총을 갈기고 도끼를 휘두르는 건달같이 생겨먹은 놈이 하는게 고작 원예라서?”


이나호 선배는 어이없다는 듯이 허허 웃으며 말했다.
여태 내가 들어본 괴소문 중에서 폭주족이라는 소리는 그나마 양반인 수준으로 어이없는게 많았는데, 하도 괴소문을 많이 들어서 이젠 해탈하기라도 한듯한 표정이었다.


“그냥, 초고교급이 되기까지의 과정이나 원예에 대한 애정이 얼마나 큰지 궁금할 뿐이야.”


“알겄다, 그 이야기면 뭐, 괜찮겄구마잉.”
“절에서 계속 얹혀살면서 밥만 축내는건 민폐 같아서 스님 텃밭 가꾸고 꽃 키우는거 도와드리다 보니까 원예에 재미를 붙이게 된겨. 여동상도 나한테 꽃 같이 키우자고 자꾸 보채서 그런것도 있고 말여...나도 그렇게 될줄은 몰랐다~”
“고등학교 간거는 뭐…중학교 1년 꿇었긴 했지만 어찌저찌 해서 졸업해서 고등학교 들어간겨.”
“살아갈 이유를 매진한답시고 원예에 거의 매달리다 시피 했더니만…정신 차리고보니 여기에 왔더라고.”


“엄청 노력 했구나.”

“노력이라…노력만큼 부질없는 건 없제. 백날천날 노력해도 자연재해 한방이면 싹 다 끝장나부러.”


“...나 중학교 다닐때 방과후에 공부 도와주던 시절만 해도 노력 부질없다는 소리는 할 엄두조차 안냈던 사람이 그런 소리 하니까 좀 씁쓸한데."

 

 

그리고, 이런말 하긴 뭐하지만, 노력 100%라고 말하긴 좀 찔리고 노력 반 운 반이긴 하지만, 정말 턱걸이로 들어간거긴 하지만...여기 들어오려고 엄청 노력한지라 노력을 부정하는 말을 정면으로 들으려니 상당히 착잡했다.

 


“그리고 노력이 부질없다고 말하는 사람이 식물키우기를 진심으로 한다고?”
“맨날 아침에 일어나서 보면 아침 일찍부터 초고교급 원예부원 연구교실에서 식물한테 물주면서 공책에 뭐 적고있던데?”


“만날 일어나서 물 주고 두엄 퍼주고 관찰일지 적고 하면 매일매일 규칙적으로 살 수 있고, 그래도 살아있다는 느낌이 드니께 하는거지, 그 이상의 의미는 없당께.”
“이제 만족 하긋냐? 나도 이제 할일 있으니까 가부러.”


결국 나는 초고교급 원예부원 연구교실에서 나갈 수 밖에 없었다.
어찌됐든 이나호 선배에 대해서 새로운 사실을 알게된 것 같다.

중학교 다닐때는 보지 못했던 새로운 면을 본다는게 이런 것일까?
아마 이나호 선배랑 조금은 다시 친해지지 않았을까?

 

 

이나호 선배와 헤어지고 돌아다니다가,

텐도가 현관에서 스테인드 글라스를 바라보고 있길래 말을 걸어봤다.


“뭐해?”


“컨템플레이션….생각에 잠겨있었던 것이다.”
“나와 눈이 마주친 김에 날 좀 재미있게 해줬으면 좋겠는데….”

텐도와 함께 시간을 보낼까?
>예
아니오


“시간 있으면 나랑 잡담할래?”


“고맙군. 답례로 유익한 이야기를 들려주도록 하지.”

텐도가 들려주는 과학상식을 경청했다.

그리고, 텐도에게 월석을 선물했다. 

 

“고맙다 타테츠치경.후후...이거야 원,받기만 해선 미안해서 가만히 있기 힘들겠는데. 호의를 받기만 하는건 신사가 아니니까 언젠가는 답례를 해주마.기브 앤 테이크의 룰 정도는 지켜야지."


좋아하는 것 같아서 다행이다!

“텐도 넌 초고교급 과학부원이지?”


“물론이고 말고.”

“과학부원이면 실험하고, 현장 체험학습 하고, 보고서 쓰고…내가 생각하는 그대로?”


“그래. 귀공이 생각하는 그런일을 한다.”
“이렇게 말하면 귀공은 ‘그럼 뭘 그렇게 잘해서 초고교급이 됐나’라고 묻겠지.”

 

 

"당연히 물어보지."

 

 

“...스카우트 받았던 당시에 실적이 제일 많았던게 부장인 나, 텐도 리히토 였기 때문에 내가 초고교급 과학부원이 된 것이라고 편지에 적혀있었다.“
“후후훗…뭔가 다 아는 이야기 확인만 하는 것 같아서 재미없어 하는 모양이군.”
“그럼 다른이야기를 해볼까?질문 아무거나 하나 받겠다.”


질문이라…


말투가 왜 그따위야 -1
너 중2병이야? 0
>과학을 엄청 좋아하는 이유는? +1


“난 첫날에 너가 ‘나는 과학을 사랑하지. 인류가 진화하고 활약할 수 있었던 건 과학 덕분이니까.’ 라고 했던걸 아직도 기억하고 있거든.’이라고 말한 거, 너무 웃겨서…아니 너무 특이해서 너 볼때마다 그거밖에 생각이 안나.”
“그런 말을 할 정도면 과학을 엄청 좋아하는 모양인데, 그럼 이유 좀 알려줄래?”
“그리고 나는 과학을 사랑하지 어쩌고 하는 대사  한번만 다시 해볼래?”


“나는 과학을 사랑하지. 인류가 진화하고 활약할 수 있었던 건 과학 덕분이니까.”
“다시 해달라고 해서 해주긴 했는데, 이제 만족하나?”
“그리고 과학을 좋아하는데 특별한 이유는 솔직히 필요없다. 과학은 재밌잖아? 그걸로 충분하지 않나?”
“그렇게 치면 귀공은 이제까지 먹은 빵의 갯수를 일일이 기억하고, 그 빵을 왜 좋아했는지 다 기억하고 살았나?”


나는 몰라도 단 것을 사랑하는 카와사키나 식단관리를 해봤을 법한 나카무라는 여태까지 먹은 빵 개수를 일일이 다 세고 그 빵을 왜 좋아했는지 다 기억할 것이다.
아니, 그게 아니지, 하마터면 이야기가 산으로 갈 뻔 했다.
…그렇게 열성적으로 과학을 찬양하는 이유가 ‘그냥’이나 ‘재미있어서’ 뿐일 리가 없다고 생각했기에, 나는 좀만 더 집요하게 물어보기로 했다.



“그래도 그렇게까지 열성적으로 좋아하고 그걸로 초고교급 타이틀 까지 받을 정도면 이유가 있을 거 아냐?”


“...귀공이 그렇게 집요하게 물어보니 나도 대답을 하도록 하지.”
“언제 어떤식으로 죽을 지 모를 정도로 나약한, 저주받은 나 같은걸 구해준게 과학이어서다.”
“그리고, 병원이나 방에서 비실거리면서 무료하게 시간을 보낼때 나같은 녀석의 벗이 되었던것도 과학이어서지.”
“귀공이라면 저런 상황에서 과학에 감사를 느끼겠나, 아니면 과학을 싫어하겠나?”


어릴때 많이 아파서 밖에 많이 못나가고 병원이나 방에 누워있었던 모양이다.
…그 건장하고 떡대 큰 텐도 리히토가 과거에 저랬다니, 솔직히 좀 놀라웠다.


“나같아도 고마워 하겠지…”
“아무튼 왜 과학을 그렇게 좋아하는지 알려줘서 고마워.”


“아직 시작도 안했어!”
“...라고 말하고 싶지만, 내가 귀공의 시간을 너무 빼앗으면 민폐일테니 오늘은 여기서 물러나도록 하지.”
“잘 가라, 나의 어린양이여.”


텐도의 말투는 아직도 적응이 안되는 것 같다.
그래도 텐도에 대해서 좀 더 잘 알게 된 것 같고, 텐도랑 조금은 친해진 것 같다.
텐도는 망토를 펄럭거리면서 유유히 퇴장했다. 

 

학급회 애들, 진짜로 청소 하는 모양이던데 다들 어떻게 하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기숙사 쪽을 보니 청소용 흰 고무장갑을 끼고 만족스러운 표정을 짓고있는 하뉴다가 보이길래 기숙사 안으로 들어가서 확인해 봤다.

 

 

“...이제 화장실 청소는 다 한 것 같구만.”
“남자화장실 마다 향기로운 방향제를 설치했고, 여자화장실엔 토요사토양이 방향제를 
설치했으니, 이제 좀 볼만해졌어!하하하하하!!”
“오오!타테츠치군, 마침 잘 왔네!”
“이 칙칙하기 짝이 없는 학교를 조금이라도 아름답게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나와 이야기해보자.”

 

 

하뉴다와 함께 시간을 보낼까?

>예

아니오

 

 

"그래, 그러지 뭐."

 

 

"오오!내 이야기를 들어준다니, 정말 고맙네!"

 

하뉴다가 자신의 미학에 대한 열변을 토하는 것을 들어줬다.

 

그리고, 하뉴다에게 선물로 블루베리 향수를 줬다.

 

“아니…이건 나에게 걸맞는 아름답고 귀한 물건이군!이 물건의 가치를 아는 사람을 만나서 너무 기쁘구나! 이걸 어디서 구했는지 말해다오!”


뛸듯이 기뻐하는 걸 보니 나까지 기뻐진다!

 

“자네도 초고교급이니 거기에 걸맞는 노력을 했겠지?”
“공부는 어떻게 했나? 운동은?”


솔직히 말하면 명절날 친척들이 할 법한 소리를 같은반 애한테 듣기는 싫었다.


“운동은…운동신경이 좋은건 아니지만 그래도 저질체력 소리 들을 정도로 못하지 않고.”
“공부는 그래도 나름 중상위권이고 그것도 나름 공부 많이 시킨다는 사립학교에서 중상위권이야.”


“그런가?그럼 지금의 중상위권을 넘어서 최상위권을, 더 나아가 1등을 노리도록 하게!”
“물론 나도 가만히 있을 생각은 없으니까, 서로 치열하게 경쟁하면서 스스로를 끊임없이 단련하도록 하세!”


“1위 하는게 그렇게 쉽나…”
“이 학교에서 공부쪽은 문과수석 히라사와랑 이과수석 텐도가 떡하니 버티고 있고.”
“체육쪽은 너, 나카무라, 키리시마가 떡하니 버티고 있는데 어떻게 이기냐고.”



“확실히…히라사와양은 문과 1위고 텐도군은 이과 1위니까 내가 그 둘을 이기는건 무리긴 하겠군!”
“반대로 그 둘이 체육 분야에서 나를 이기는 것도 힘들겠고, 피겨스케이팅으로 나를 이기는건 더더욱 힘들겠지?”

"그렇다면 나님의 승리군. 공부에 정진하는것도 좋지만 후계자라면 문무를 겸비한 사람이 되는게 당연하다."


지금이다.
공부 상위권 어쩌고 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다른 이야기로 화제를 틀어버릴 기회는 지금 뿐이다.


“그렇지 그렇지~”
“아 그래!피겨 스케이팅 이야기 나온 김에 궁금해진게 있는데, 피겨스케이팅은 종목이 여러개야?”
“아니면 피겨스케이팅은 그냥 피겨스케이팅이야?”



“그게 그렇게 궁금하다면 대답해 드리는 것이 인지상정!”
“피겨스케이팅도 당연히 종목이 나누어져있네!”
“우선, 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종목은 싱글 스케이팅, 페어 스케이팅, 아이스 댄스, 이렇게 셋이지.”
“여기서 점프가 전혀 없는 종목은 무엇인지 맞춰보게나.”


점프가 없는 종목은…

싱글 스케이팅 0
페어 스케이팅 0
>아이스 댄스 +1


“아이스 댄스?”


“정답!”
“싱글이랑 페어는 점프가 있지만 아이스 댄스에는 없다네.”
“나는 싱글로 활동하면서 페어도 결성해보고, 아이스 댄스 팀도 결성해봐서 알지.”


“찍었는데 맞췄네?오…”


“아무래도 찍기능력을 인정받아서 초고교급 점술가가 됐나보군.”


“그런건 아니야.”
“종목 여러개인데 다 해봤고, 나가는 대회마다 상을 탄다니, 초고교급이 괜히 초고교급이 아닌것 같다…”


“실력주의 명문가 하뉴다 가문의 일원이라면 이정도는 당연한걸세.”
“공부도, 운동도, 예술도, 할 수 있는한 최고의 자리에 올라라! 승리는 당연한 것, 패배는 수치!”
“...난 항상 이 마음가짐으로 살고 있네.”

 

하뉴다에 대해서 조금은 알게된 것 같다.
명문가 도련님으로 사는건 참 피곤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찌됐건, 하뉴다에 대해서 조금은 알게 된 것 같고, 약간 친해진 듯 하다.

“자네랑 꽤 영광스러운 시간을 보낸 것 같군.내 말동무가 되어줘서 고맙네!”
“다음에도 영광스러운 이야기를 들려줄테니 기대하게나. 하하하하!”

하뉴다는 평상시의 그 오만한 하뉴다가 맞나?하는 생각이 들게 허리를 90도로 숙여 인사를 하고 떠났다.

 

 

…드디어 시간이 다 됐다.
이제 시가라키와 함께 지하로 내려가서 무카에 일행과 함께 작전을 개시할 차례다.
전기실 앞으로 가니, 무카에와 키리시마, 나카무라,  유키시로, 이하 ‘선발대’ 멤버들이 모두 모여있었다.


무카에 노보루 “이렇게 여기 모여주셔서 감사함다 여러분!”
“다들 약속시간에 맞춰서 와 주셨군요!”

"...후루이씨랑 아시카가군은 사정이 있어서 못 모였지만요."

 

 

무카에 노보루 "...사정?"


나카무라 타마코 “무카에 점마가 팀명도 만들었다 카이.”


무카에 노보루 “네, 맞슴다! 나카무라씨 말대로 제가 선발대 이름도 붙여봤슴다!
“이름하여 복수자들 임다!”


타테츠치 토모노리 “…복수자들?”



무카에 노보루 “제가 좋아하는 히어로 영화를 보니 다양한 영웅들이 모여서 힘을 합치고  ‘지구를 지켜내지 못한다면 대신해서 복수하겠다’ 라는 의미로 저런 이름의 조직을 결성하더군요! 그래서 저도 그런걸 한번 해보고 싶었슴다!”
“영웅들 처럼 저도 누군가가 위험에 빠진다면 위험에 빠진 자를 대신해서 싸우겠슴다!”


후루이 치토세 “유…유키시로 형님의 조언대로 다들 무기도 들었고, 소인이 지도도 들고 있고, 저번처럼 작업복도 입고 있으니…이정도면 괜찮사옵니까..?”

금속 야구배트, 골프채, 삽, 일본도, 총과 활, 도끼.
그중 처음 세개는 본래 용도가 무기가 아닐지라도 충분히 무기로 쓸만한 것들이며,
뒤의 넷은 그냥 무기다. 
그리고 덧붙여서 골판지 상자 6개에 폭죽까지.
종이상자는 어디에 쓰려는 건지 알 수가 없다.
잠입용인가?


키리시마 후쿠로 “난 무기같은거 필요 없다고!”


아시카가 이나호 “아따 객기부리지 말고 너도 그냥 집어라잉?”


시가라키 미키 “골판지 상자는…도대체 왜?”


후루이 치토세 “잠입용…이옵니다…”
“특수요원들도 골판지 박스에 몸을 숨기곤 하지 않사옵니까?”


시가라키 미키 “그럴듯 하긴 하네…”
“하지만 그렇다쳐도 폭죽은 어디에 쓰려고?”


유키시로 유즈키 “적 시선 돌리는 용도다.”


키리시마 후쿠로 “이봐 부장누님. 분명 부장누님이 총 쏠 줄 안다고 그러지 않았냐?”


유키시로 유즈키 “실탄 장전하는 총 아니고 공기총이라서 로봇한테 피해 입히기는 힘들다.”
“모노베헤나 모노아탄을 상대하려면 철갑탄은 있어야 되는데, 안타깝게도 없고…”
“그래서 일단은 폭죽을 화살처럼 쏘는걸 우선시 하고, 총은 폭죽 바닥나면 쓸거다, 알겠나?”


무카에 노보루 “안전을 위해 헬멧도 착용했으니 준비는 그럭저럭 된 것 같슴다.”
 “아, 생각해보니 드론이 있으면 또 좋을 것 같슴다! 드론이 있으면 전기실 미로의 구조를 더 자세히 알 수 있지 않겠슴까?”


무카에는 좋은 생각이라도 떠오른 듯한 표정으로 바로 라무다에게 전화를 걸었다.


“라무다씨, 혹시 시간 있으면 매점 앞으로 오실 수 있겠슴까?저…좀 급해서 빨리 좀 와주십쇼!”
“가…감사함다!”


의외로 라무다가 무카에의 부탁을 고분고분 들어준 모양이다.
정작 여기 나타났을때는 ‘왜 불렀어, 짜증나게!’ 라고 말하는 듯한 표정이었던 것과는 별개로 말이다.


무카에 노보루 “라무다씨!드론 아직 있슴까?!”


라무다 엔슈 “어.”


무카에 노보루 “그것 좀 빌려주실 수 있겠슴까! 사용방법도 알려주십쇼!”


라무다 엔슈 “싫어. 엔슈한테 명령하는 것 같아서 마음에 안들어.”


키리시마 후쿠로 “아니 이 자식이 버릇없게 정말?”
“손을 좀 봐야되나…”

 

 

라무다 엔슈 "아아악-!오크가 나 때리려고 해!!"

 

 

키리시마 후쿠로 "뭐?오크?!"

"네년이 지금 모르는 모양인데, 내가 힘조절 못 한다는 소리 하도 들어서 힘조절 하려고 노력 중이고, 네년 같은건 내가 한대 치면 쪼개지니까 참고 있는거다."

"대놓고 약해서 주먹을 맞댈 가치조차 없어서 오히려 살려주는거니까 다행으로 알라고, 무흐하하하하하!"

 

 

나카무라 타마코 “마! 니가 깡패도 아니고 그러지 마라.”
“그리고 라무다 니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놀러가는게 아이다. 우리 지금 진지하다꼬!”
“우리는 지금 위험을 무릎쓰고 길을 뚫으러 가는기다!다 같이 잘 되자고 하는긴데 도와주면 어디가 덧나는데?”

"그리고 아 보고 오크가 뭐꼬 오크가?!"


후루이 치토세 “다…다들 싸…싸우지 마시옵소서…!!”


그때, 무카에가 돌연 무릎을 꿇었다.


“자…라무다씨, 이렇게 무카에 노보루 아우가 무릎을 꿇었슴다. 이제 됐슴까?”


천하의 무카에가 아주 진지한 표정을 한 채 무릎을 꿇는 광경이 그렇게나 당황스러웠던 것일까?
라무다는 굉장히 놀란듯한 표정을 지었다.


“아니 열혈바보 너…왜 진짜로 무릎을 꿇는건데?!”


“제가 무릎을 꿇었던 건 추진력을 얻기 위함임다!!”


그랬다.
무카에가 라무다에게 무릎을 꿇었던 건 추진력을 얻기 위함이었다.
정황상 추진력을 얻어서 원활하게 작전을 실행하기 위함일 것이다.
무릎을 꿇은건 추진력을 얻기 위함이었다 라는 표현은 원래 이런데 쓰는게 아니긴 하지만, 아무튼 무카에는 진짜로 무릎을 꿇었다.


시가라키 미키 “얘가 정말! 무릎을 꿇었던 건 추진력을 얻기 위함이라는 표현은 이런데 쓰는게 아냐!”
“그리고 라무다 너, 무카에가 무릎까지 꿇어줬잖아. 너, 이래도 거절하고 심술 부릴래?”


결국 라무다는 무카에의 무릎까지 꿇을 정도의 절박함 앞에 무릎 꿇을 수 밖에 없었다.


라무다 엔슈 “...알았어…드론 빌려주면 될 거 아냐, 그리고 드론 어떻게 조종하는지도 알려줄게.”


무카에 노보루 “감사함다, 라무다씨!”
“저, 정말로 기쁨다! 라무다씨 덕분에 저는 오늘도 정의에 한걸음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슴다!”


라무다는 감사를 받은게 낯설기라도 한 듯이 당황스럽다는 표정을 지었다. 




무카에 노보루 “이 일의 책임은 전부 저, 무카에 노보루가!반장의 이름을 걸고!반장의 명예와 완장의 명예를 걸고!지겠슴다!!”





무카에 노보루 “헬멧이 있으면 머리 위로 돌 같은게 떨어져도 멀쩡할검다.”
“헬멧이 있고 없고의 차이는 상당히 크니까요!”
“이번 탐색의 목표는 10시 이전까지 돌아오는 것!”
“10시 안에 탈출구를 찾았다는 연락이 안나온다면 히라사와씨랑 하뉴다씨가 담임선생님께 연락을 보낼거라고 하셨슴다!”


나카무라 타마코 “뭐꼬 그게?협박이가?”


그때, 언제나 그렇듯이 법봉과 육법전서를 든 히라사와와 향수냄새를 진하게 풍기는 하뉴다가 전기실 앞에 나타났다.


하뉴다 히데히코 “하하하, 협박이라니, 그건 음해일세.”


유키시로 유즈키 “어디서 향수냄새가 진하게 난다 했더니만…왜왔나?”


히라사와 카가미 “여러분 근황이나 좀 확인하러 왔습니다.”
“마침 청소도 다 했고요.”


하뉴다 히데히코 “대청소 작전이라고 하길래 청소만 하는 줄 알았는데, 청소의 의미가 이런거였단 말인가?


히라사와 카가미 “아무튼 협박이라고 오해하지 말아주셨으면 합니다. 저는 협박같은걸 한게 아니고 안전문제 때문에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양해해주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무카에씨도 아시고 계시겠지만 어차피 10시가 되면 선생님께서는 다 아시게 되어있어요.”


타테츠치 토모노리 “...그런게 있었어? 나는 10시쯤에 칼같이 자서 또 몰랐지.”


시가라키 미키 “...이런데서도 잠이 잘오다니, 넌 정말 태평하구나…”


타테츠치 토모노리 “...너무 피곤해가지고.”


히라사와 카가미 “잘 하고 있어요, 타테츠치씨. 여태까지 지시를 잘 따라주셔서 감사합니다.”
“10시 이후에 밖을 돌아다니는 사람은 제가 가만히 두지 않습니다만, 타테츠치씨는 약속을 잘 지키시는 모양이니 안심해도 되겠어요.”


내가 자는동안에 저런 일이 일어나고 있을줄은 몰랐다.


타테츠치 토모노리 “너희가 하는 이야기 들으니까 10시 넘어서 돌아다니면 어떻게 되는지 궁금해지는데.”


무카에 노보루 “선생님이 이놈하심다.”


나카무라 타마코 “이놈하신다꼬?”
“푸하하하!뭔소리고 그게!”


시가라키 미키 “잔소리 하신 후에 학급회 동원해서 기숙사로 복귀시켜.”


타테츠치 토모노리 “지시에 불응하면?”


시가라키 미키 “자 자 거기까지, 이상한거 묻는건 다음에 하고.”


히라사와 카가미 “슬슬 출발하시는게 좋지 않을까요?


무카에 노보루 “…생각해보니 여기서 시간을 너무 지체하면 큰일나겠네요!”
“그럼, 다녀오겠슴다!드론은 제가 조종하도록 하죠!”


나카무라 타마코 “가는 길은 내가 영상통화로 생중계 할끼다. 잘 보고 있으라!”


무카에 노보루 “복수자들, 출동!!”
“자, 다 같이 외쳐주십쇼!!출동!!”

“출동!!”

 

 

Danganronpa V3 OST - White: -1-19- Death Road of Despair - YouTube

BGM: Death Road of Despair

 

그렇게 선봉 무카에를 필두로 선발대, 이하 ‘복수자들’이 전기실을 향해 전진했다.
미궁과도 같은 전기실을 들어가는 그들의 표정은 마치 결전을 앞둔 영웅의 표정과도 같았다.


히라사와 카가미 “현재 시각 8시 10분.10시에 선생님과 함께 여기 다시 오겠습니다.”


사카이 란마 “뭐,성공할거라는 기대따윈 안합니다.”


시가라키 미키 “재수없는 소리 할거면 그냥 조용히 입 좀 다물어줄래?”
“하..됐다 됐어, 저 녀석 하는 소리는 그냥 흘려듣고, 생중계나 한번 보자.”


나와 시가라키는 사카이의 비웃음을 뒤로하고 나카무라가 생중계 해주는 영상을 봤다.
이전 탐험때 표시해 둔 경로가 있었던 덕분에 중반까지는 매우 순조롭게 진행되었지만, 그들은 난관 앞에 부딪히고 말았다.



무카에 노보루 “저번에 저랑 아타고씨, 키리시마씨, 후루이씨 넷이서 왔을때 여기서 막혔슴다.”


아시카가 이나호 “뭣 때문에 막혔는디?”


후루이 치토세 “그…그게…”
“저기…뭐가 돌아다녀가지고…”


유키시로 유즈키 “...뭐가 돌아다닌다고?”


유키시로가 갑자기 네 발로 엎드린 채 두리번거렸다


나카무라 타마코 “푸핫…니는 지금 진지할텐데 그 와중에 웃어서 미안타…근데 니 지금 뭐하노?그라고 있으니까 꼭 개야지같다 아이가.”


후루이 치토세 “암만 그래도 개같다는 욕은…좀…”


나카무라 타마코 “내 말은…욕이 아이고…문자 그대로 와 개야지같이 엎드려가꼬 냄새를 맡냐꼬.”


유키시로 유즈키 “미…미안하다. 많이 당황했나?”
“저쪽에 적이 있는 것 같아서…”
“...다들 상자로 벽 치고 엎드려!!뭐가 온다!”


유키시로의 지시 하에, 다들 골판지 상자로 바리케이드를 치고 숨었다.

유키시로가 모두에게 숨으라고 한 이유는 단 하나.

개인실이나 학교 곳곳에 있는 감시카메라와 똑같이 생긴 소형 드론은 물론이고, 

동상처럼 위장한 로봇에,


이렇게 터무니 없이 큰 전투형 로봇도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저런 거대한 전투형 로봇을 본다면 거기에 걸맞는 강력한 무기, 특히 철갑탄을 가지고 있지 않은 이상 그 누구라도 쉽게 덤빌 생각을 하지 못할 것이다.

키리시마 후쿠로 “...저놈들, 여기서 꺼질 생각을 안하는군.”
“그냥 내가 나가서 다 때려부수고 오겠다.”


유키시로 유즈키 “죽기 싫으면 그런거 하지마라.”
“너가 그짓을 한다면 본인이 절대로 용납하지 않겠다.”


키리시마 후쿠로 “쳇…”


유키시로 유즈키 “내가 폭죽을 쏴서 로봇들의 시선을 돌릴테니 다들 엎드려!”


유키시로는 말을 마치자마자 활에 폭죽을 화살처럼 장전한 뒤 불을 붙여서 발사했다.
폭죽으로 일단 로봇들의 시선을 돌리는데는 성공했고, 무카에 일행은 다시 우회로를 찾기 시작했다. 


무카에 노보루 “스티커는 오면서 제가 계속 붙이고 있슴다.”
“나중에 돌아올때 참고하시면 될검다.”


그렇게 한참동안 로봇을 피하고, 폭죽으로 시선을 돌리고, 도망가고, 상자에 숨고, 무기로 장애물을 부수고, 우회로를 찾는 과정을 반복하다가 마침내 합판으로 막혀있고 잠금장치가 달린 문 앞에 도달했다. 


아시카가 이나호 “아따 문이구마이.”
“일단 도끼를 가지고 합판을 부숴야겄다.”


이나호 선배는 그렇게 도끼를 세차게 내려찍어서 합판을 두동강 내버렸다.


무카에 노보루 “이제 열기만 하면…되는 줄 알았는데 잠금장치가 있었슴다!”
“암호를 입력해야 하는 모양인데, 라무다씨한테 지원요청을 보내는게 좋지 않겠슴까? 라무다씨가 이런건 전문이지 않슴까.”


키리시마 후쿠로 “번거롭게 그럴 필요 없다!!잠금장치고 뭐고 부셔버려!!”
“그거면 된다!”


후루이 치토세 “기…기물파손 하면…교칙 위반이라면서…공격 받을 것 같은데…”


키리시마 후쿠로 “죽일놈의 너구리 새끼들, 기어올테면 오라고 해!”
“교칙 운운하면서 죽이려고 하면 그 병신같은 놈들을 깨부숴버리면 된다.”
“...아시카가!도끼 내놔라.”


키리시마가 그렇게 말하고 도끼로 잠금장치를 내려찍으려고 하는 순간, 나는 키리시마를 향해 소리를 질렀다.



타테츠치 토모노리 “자,잠깐!그만둬!!!”


키리시마는 그 말을 듣고 멈춰서서 도끼를 바닥에 놓은 후, 나를 향해 소리쳤다.

키리시마 후쿠로 “소리를 왜 지르는거냐?!나 손모가지 날아가는거 보고싶어서 그래?”


나카무라 타마코 “마!손모가지 날아가는게 왜 타테츠치 탓이가!”
“그리고 소리는 니도 질렀구마!”


무카에 노보루 “키리시마씨!그러지 마십쇼!”
“타테츠치씨는 저희를 방해하려고 그런게 아님다!”


그 말을 듣자 키리시마는 본인도 할말이 없었는지, 의외로 순순히 사과를 했다.


키리시마 후쿠로 “그래,그거 가지고 화낸건 사과하겠다…아무튼 왜 말리는 것인가?!왜?”


타테츠치 토모노리 “…잘못해서 방범장치가 작동할지도 몰라, 부수지 마!”


키리시마 후쿠로 “지금 출구가 코앞이다!!”
“이 문만 부수면…해방이다, 그런말이야!”


히라사와 카가미 “...시간이 10분 남았습니다. 어서 복귀하세요.”
“그리고 타테츠치씨 말씀대로 방범장치를 함부로 부수는건 별로 권하지 않습니다.”
“아무튼 타테츠치씨, 잘 하셨습니다. 당신이 저 여섯분의 목숨을 구한거예요. 키리시마씨를 말리지 않았으면 분명 희생을 치렀을 겁니다.”


키리시마 후쿠로 “10분안에 출구를 뚫으면 네놈들이 이쪽으로 와라!”


사카이 란마 “그게 가능할 것 같습니까?”


키리시마 후쿠로 “...뭐야?”


결국 복귀문제를 놔두고 사카이와 키리시마 사이의 신경전이 벌어지게 생겼다.


사카이 란마 “무식한 방법을 써서 쉽게 출구가 나올거라는 발상은 도대체 누구 대가리에서 나온겁니까? 참으로 유치찬란한 발상이군요.”


후루이 치토세 “두…두분 다…그만…하시옵소서…”
“일단…올라가서 보고를 올리고…해…해결책을…”


무카에 노보루 “히라사와씨, 하뉴다씨, 사카이씨! 선생님을 부르는건 라무다씨한테 연락해서 암호 해제해보고 해도 늦지 않다고 생각함다.”
“좀만 시간을 주시면 안되겠슴까?”


히라사와 카가미 “약속은 약속이어서 힘들 것 같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해결책은 내일 아침에 신중히 마련하는게 더 좋지 않을까 싶군요.”
“당신이라면 약속과 규칙을 지켜주실 거라고 믿습니다.”


무카에 노보루 “알겠슴다!”
“....여러분, 아깝지만 일단은 후퇴함다!”


‘복수자들’은 그렇게 고지를 코앞에 두고 후퇴할 수 밖에 없었다.
그들 앞에 있는 벽은 그들의 능력으로는 처리하기 힘들 정도로 컸기 때문이다.
중간에 또 로봇과 마주치는 과정에서 폭죽을 전부 소진해서 결국 공기총을 썼다.
또, 무카에와 이나호 선배가 구르는 등의 사고가 생겼으며, 후루이가 넘어져서 손을 짚다가 손을 다쳤다. 


모에타 시쇼“나다. 담임이다.”
“무카에 학생, 아시카가 학생, 키리시마 학생, 나카무라 학생, 후루이 학생, 유키시로 학생?”
“...나와.”


선생님이 확성기를 들고 '나와' 라는 말을 하고 계시던 참에 이미 ‘복수자들’이 전기실 앞 근처까지 와 있었던 지라 예상보다 빨리 문을 열고 전기실 밖으로 나왔다.


사카이 란마 “형편없고 무능한 반장에 걸맞는 참으로 형편없는 몰골이군요.무카에 노보루.”


나카무라 타마코 “니는 조용히 해라!니가 직접 굴러봤나?!니가 폭죽 활로 발사해봤나?도끼로 합판 박살내봤나!무기로 장애물 부숴봤냐꼬!”


사카이 란마 “결국은 머리가 나쁘니 몸이 고생했다는 소리 아닙니까? 나는 당신처럼 무식하게 몸으로 때우지 않습니다.”
“당신이 학교 정상화 이후에도 이런식으로 형편없는 결과를 가져온다면 나는 예산을 삭감하겠죠.”


모에타 시쇼 “사카이 학생!반 친구한테 그러는거 아니다.거기까지 해.”


사카이 란마 “아 네, 알겠습니다.”


다른 애들이 말할때는 엿이나 쳐먹으라는 듯이 행동하던 사카이가 선생님의 말 한마디에 꼬리를 내렸다.
그걸 보고 드는 생각은 단 하나. 
사카이가 참 더러운 간신배같다는 생각이다.
선생님 말도 무시하고 바락바락 대들면 그건 그것대로 막장이긴 하지만 저게 영 좋게 보이지는 않는다.

 

 

그리고, 이런 상황은 아무래도 좋다는 듯이 심야 시간을 알리는 방송이 흘러나왔다.

 

딩동댕동~딩동댕동~ 


[안내방송임. 현재 시각은 오후 10시임. 지금부터 심야시간으로, 식당과 체육관을 폐쇄할 것이고, 자정에는 단수를 하겠소이다 구리. 다들 좋은꿈 꾸고 잘 자시오 구리.]

 

침대 위에서가 아니라 복도에서 일어서서 이 안내방송을 듣는건 처음이다.

왠지 시간초과라고 약을 올리는 듯한 느낌이다.


무카에 노보루 “...죄송함다, 결국 탈출구 찾는건 실패했슴다.”


모에타 시쇼 “내가 출구 못찾았다고 뭐라고 하려고 여기 온건 아니고, 일단 모두 무기를 내려놔.”
“지시에 불복한다면 칼같이 징계 내릴거니까 그런 줄 알아라.”


선생님의 말이 끝나자마자, 제일 먼저 두 손을 들어 무기를 내려놓은 사람은 의외로 키리시마였다.


키리시마 후쿠로 “...내려놨습니다.이제 만족하십니까, 선생님?”


모에타 시쇼 “무기 너무 과격하게 내려놓지 마라.”
“그리고…이것들 다 어디서 났는지 이야기 해 보실까?”


유키시로 유즈키 “활은 본인의 무기가방에 있던거고, 장검, 삽, 도끼는 원예부원 연구교실에서, 금속배트와 골프채는 체육 준비실에서 가져왔습니다.”


모에타 시쇼 “다 내가 가져가도록 하지. 다 내가 되돌려 놓겠다. 그리고 무기가방은 내일 아침까지 내가 압수하겠다.”


유키시로 유즈키 “무기가방은 꼭 돌려주신다고 약속해주십시오…!그건 제 전부이고 할머니께 받은 하나밖에 없는 것들입니다. 특히 활하고 단검은 말입니다…”


모에타 시쇼 “일반적인 고등학교였으면 이런 물건은 칼같이 압수했겠지만, 학교에서 원래 입학식때 학생보고 재능에 맞는 차림을 하고 재능에 맞는 물건을 가지고 오라고 하니 영구적으로 압수하지는 않겠다.”
“선생님은 약속 지키는 사람이다. 그리고 유키시로 학생, 너도 무기가방 돌려받는 대신 안전문제 다시는 안 일으키겠다고 굳게 맹세해라.”


유키시로 유즈키 “맹세하겠습니다.”


모에타 시쇼 “그리고 내가 가지말라고 그렇게 말했는데도 너희들은 기어코 갔구나.”
“왜 나한테 말 안하고 독단적으로 일을 벌였는지, 왜 가지말라고 했는데도 갔는지 변명을 좀 들어볼까?”
“규칙 칼같이 지키고 선생님 말 잘따르는 무카에 학생이 왜 선생님한테 말도 안하고 이런일을 했는지 도무지 모르겠구나.”ㅜ


후루이 치토세 “면목…없사옵니다…송구하옵니다…”


무카에 노보루 “...선생님께 말도 안하고 독단적으로 일 벌여서 죄송함다!”
“이 일을 지시한건 저, 무카에 노보루고 책임또한 반장이자 주모자인 저한테 있으니 단체기합만큼은!!시키지 말아주십쇼!!”
“저만 벌받으면 모든게 해결됨다! 징계는 달게 받겠슴다!”


유키시로 유즈키 “...아뇨, 무기를 들라고 한건 바로 본인, 유키시로 유즈키 입니다.”
“폭죽도 본인이 챙기라고 했습니다. 그러니까 다른 애들은 선처해주셨으면 합니다.”


무카에와 유키시로.
이 둘은 서로 책임을 전부 떠안으려고 하고 있었다.
그 와중에 둘이 모두 말한 문구가 하나 있었는데, 그건 바로…
‘단체기합만큼은 내리지 말아달라’ 였다.
하긴, 단체기합을 받는걸 좋아하는 인간이 이 세상에 있을리가 없다.


모에타 시쇼 “나는 너희들이 단체기합을 받게 할 생각따윈 없다.”
“그래도 할 말은 있으니 할말은 해야겠구나.”
“전기실 통로 갔다온 놈들아...일단은 1학년 1반 교실로 올 수 있겠나.”



아시카가 이나호 “알겄습니다…”




Danganronpa V3 OST - White: -2-12- Moon on the Water - YouTube

BGM: Moon on the Water

 

 

그렇게 1학년 1반 교실 너머로 선생님의 장시간의 잔소리가 들려왔다. 
왜 자신의 말을 무시했냐는 선생님의 타박,
어떻게든 희생자 없이 모두 나갈 수 있게 하고 싶었다는 무카에의 항변과 끝없는 사과,그리고 울먹이기 직전의 목소리…


“내 말 알아듣겠나, 무카에 학생?!”


“죄송…함다…”
“면목없슴다…”


“울긴 왜 울어?!울지마라, 반장이라면, 권한대행이라면, 여기서 나약해지면 안되는거다!”
“그리고…책임을 질 줄 아는 자세는 좋다만 지도자 자리에 앉아있는 녀석이 무모하게 돌격하고 그러는건 썩 바람직 하지 않다.”

“죄송함다…”


모에타 시쇼 “...그리고 나라고 잔소리 하고싶어서 잔소리 하는게 아니다.”
“너희들의 의도는 정말 기특했다. 그리고 나름대로 안전수칙 지킨다고 헬멧이며 작업복이며 챙겨입은것까지 트집잡아가며 억지로 비난할 생각은 없다. 기본은 잘 지켰어.”


나는 교실 밖이라서 잘 보지는 못했으나, 나카무라는 이나호 선배의 불편한 기색을 확인한 모양이다.


나카무라 타마코 “아시카가 니 와그라노? 다쳤나?”


아시카가 이나호 “아까 돌아오다가 살짝 굴렀을때 허리 삐끗했구마잉…”



무카에 노보루“죄송함다!!!역시 제가 사지로 끌고가는 바람에 다친검다…”


아시카가 이나호“아따, 너 때문에 다친거 아녀. 그리고 나가 자발적으로 간건디 끌고가긴 뭘 끌고갔다는겨?”
“그니까 울고불면서 비는건 적당히 하랑께…”
“크헉…”



무카에 노보루 “아뇨, 역시 저때문에 다친검다!제 불행에 아시카가씨가 휘말리게 만들다니!아흑..무릎…”



나카무라 타마코 “뭐꼬?니는 어디 다쳤는데?”


무카에가 작업복 바지를 걷자,살짝 까진 무릎이 보였다.

나카무라 타마코 “에헤이…무카에 니 무릎까졌다!이를 우짜면 좋노?”


무카에 노보루 “어쩌다 이렇게 됐는지는 저도 잘 모르겠슴다.”
“분명히 작업복으로 무릎 가렸는데…”
“잠깐, 후루이씨도 손 다쳤슴다!역시 저 때문임다!정말 죄송함다!!”


후루이 치토세 “아…아니옵니다…이건 소인의 부주의로 다친 것이오…그러니까…염려 하지 말아 주시와요…”


모에타 시쇼 “여보세요. 텐도 학생, 혹시 자고있었나? 자고 있었다면 사과하겠다.”
“지금 여기 무카에 학생은 무릎이 까졌고 아시카가 학생은 허리를, 후루이 학생은 손을 다친 모양이다.”
“...이제 더이상 너네 앉혀놓고 잔소리 할 생각도 없었고, 그래서도 안되겠군.”
“마지막으로 말하는거지만 첫째도 안전이고 둘째도 안전이다!”
“이제 밤도 늦었고 하니 단수 되기 전에 얼른 씻고 자라! 모두 조심하도록!”
“아, 그리고…다들 오늘은 늦었고 급한건 아니니까 서두를 필요 까지는 없는데, 지도 만든거 복사 좀 해서 선생님 줄 수 있나? 확인할게 있어서 말이지.”


후루이 치토세 “그렇게…하도록 하겠사옵니다.”


모에타 시쇼 “그리고 무카에 학생…일단 너는 오늘 다쳤기도 하니 순찰 돌지말고 텐도 학생한테 응급처치 받고 먼저 가서 자라.”


무카에 노보루 “하지만 전 반장임다, 그건 반장이 해야하는 일 아님까?”
“그리고 저 상처 그렇게까지 심하진 않으니 금방 응급처지 받고 돌아가겠슴다!”


모에타 시쇼 “어른이 하는 말은 그냥 예~하고 들어라 이것아!”


선생님께 잔소리를 한바탕 받은 ‘복수자들’은 그렇게 해산했다.


라무다 엔슈 “드론 돌려 받으러 왔는데…너네 혼났냐?”


무카에 노보루 “하하하!혼난거 아님다.”



누가 봐도 울었던 티가 나는 무카에지만, 그는 자신이 이제 괜찮다는 걸 증명이라도 하려는 듯이 소리를 내서 크게 웃었다.


라무다 엔슈 “혼난거 아니긴!울어서 눈 빨개진거 다 보이는데!”
“무카에는~울보 찔찔이래요~”


나카무라 타마코 “마, 니 그러는거 아이다!점마 무릎도 까졌고 심적으로도 힘들텐데 그러면 안되제!”


무카에 노보루 “전 정말로 괜찮슴다!”
“아무튼 라무다씨, 오늘 드론은 정말 고마웠슴다!”
“라무다씨가 드론을 빌려주신 덕분에 오늘 탐험이 좀 수월했슴다!”


라무다 엔슈 “너 다친거 알았으면 안 놀렸지, 다쳤으면 나 환자예요~라고 말하라고!이건 내가 사과할게.미안.”
“아무튼 난 그냥 드론 묵히는것 보다는 이렇게라도 쓸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 싶어서 빌려준 것 뿐이야!”


라무다가 마냥 버릇없는 줄만 알았는데 그래도 무카에 다쳤다고 하니까 무카에보고 울보라고 한건 바로 사과하다니, 좀 놀랐다.

 

 

무카에 노보루 "텐도씨가 기숙사 로비에서 기다리고 계신다고 하니까 어차피 가는 방향은 같으니 다 같이 돌아가는검다!”

 

 

Danganronpa V3 OST - White: -1-21- Darkness Time - YouTube

BGM:Darkness Time

 

모에타 시쇼 “자, 그럼…오늘도 야간순찰이다.”
“일단 인원수는 5명으로 줄었지만 그래도 충분하고 말이지…”


히라사와 카가미 “여러분은 어서 돌아가서 편안하게 주무시길 바랄게요.”


타테츠치 토모노리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나도 야간순찰 같이 돌아봐도 될까?”
“내가 무카에 대타인 셈 치고 말이지…”

모에타 시쇼 “그런건 히라사와 학생 말고 나한테 직접 말해라.”
“그리고 굳이 야간순찰을 도와주고 싶은 이유라도 있는거냐?”


사카이 란마 “나는 억지로 하는 일인데, 그걸 해보고싶다고 하다니 참 정신나간 인간이군요.”


시가라키 미키 “그거 가지고 정신나간 인간이라고 하다니 말이 좀 심하다?”


타테츠치 토모노리 “다른 애들한테 들었는데, 학급회가 밤 늦게 순찰을 하면서 치안을 지킨다면서요?”
“그걸 보고 다들 정말 열심히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어찌보면 저도 이 일에 가담했던거나 마찬가지니까…책임진다는 의미에서 무카에 대타로 야간순찰 돌겠습니다.”


말은 이렇게 했지만 사실 나는 ‘심야시간에 안자고 돌아다니는 애들은 뭐하나 궁금해서’ 하자고 한 것이다.
내가 생각해도 참으로 불순하기 짝이 없는 동기였다. 


시가라키 미키 “말은 참~잘해요.”


모에타 시쇼 “책임이라…굳이 뭘 하고싶다고 하면 이건 어떠냐?”
“네가 히라사와 학생이랑 같이 무기 원위치 하고 나한테 보고하고, 재고 관리는 토요사토가 하고있다고 하니 토요사토 학생한테도 말해라.”
“순찰 도는 인원이 4명으로 줄어들긴 하는데, 무카에한테 기숙사 먼저 간 김에 기숙사 인원 체크 좀 하라고 했더니 지금 여기 있는 너희들이랑 아타고 학생, 이누부시 학생, 소라나가 학생, 모로호시 학생 빼고는 다 기숙사에 있다더라.”
“아타고 학생, 이누부시 학생, 소라나가 학생, 모로호시 학생 정도면 4명이서도 금방 데리고 가니까 괜찮을거라고 본다.”



하뉴다 히데히코 “아타고양은 고집이 좀 세서 힘들지 않겠습니까, 선생님…?”
“아침에 제일 힘든게 아타고양이랑 이누부시군 데리고 오는건데 말입니다…”

모에타 시쇼 “아타고 학생이 그래도 선생님 하는 말 막 무시하고 대들 정도로 위아래 없는 사람은 아니니 걱정 마라, 아무튼 저 넷은 사람 많이 붙이거나 힘 써야 할 정도로 말 안듣는 애들은 아니다.”
“그럼, 잘 부탁한다, 히라사와 학생, 그리고 타테츠치 학생.”


히라사와 카가미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럼 타테츠치씨는 저를 따라오세요. 


선생님이 들고가신 유키시로의 무기가방을 제외하고, 나와 히라사와가 올라온 본관 계단에서 가까운 체육준비실에 가서 골프채와 야구배트를 두고, 도끼,예초용 장검과 삽은 초고교급 원예가 연구교실에 뒀다.
그리고, 토요사토와 담임선생님께 물건을 전부 원위치에 뒀다고 보고를 했다.
둘 다 메세지 보내자마자 읽던데, 담임선생님은 지금 돌아다니고 계시니 그렇다 쳐도 토요사토는 왠일로 깨어있나 싶어서 물어봤더니 단수되기전에 빨래하고 건조기 돌리고 있었다고 답장을 보냈다.


 “타테츠치씨, 궁금한 게 하나 있는데, 물어봐도 될까요?”


 “얼마든지.”


“저는 나중에 무카에씨한테 들어서 알게 된겁니다만, 타테츠치씨는 어쩌다가 이 계획을 알개 됐고, 이 계획에 참가하게 된거죠? 학급회도, 선발대도 아니었는데 어쩌다가 참가하신건지 궁금해서 이렇게 여쭈어봅니다.
“이런건 진작에 여쭈어봤어야 했는데…”


타테츠치 토모노리 “실수로 나한테 메시지를 잘못보냈댄다.”
“그래서 무카에가 미안하다고 제발 비밀로 해달라고 했는데, 비밀로 할테니까 내가 할 수 있는걸 해달라고 했어.”


히라사와 카가미 “무카에씨가 저런 실수를 저질렀다니…”
“아무튼 타테츠치씨는 비밀을 상당히 잘 지키시는 편이었군요.아니면 무카에씨와의 의리를 지키기 위해서 인가요?”


타테츠치 토모노리 “의리때문이라…그건 아니고, 자랑까지는 아닌데 내가 원래 남한테 뭐 잘 떠벌리는 스타일은 아니어서~”


“...그렇군요. 그건 또 몰랐습니다.”
“업무상 비밀을 지키는건 제가 아주 중요시 하는 덕목이죠.”
“어쩌면 비밀을 잘 떠벌리지 않을만한 사람인 당신이 이 일에 엮인건 필연의 산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래도 우연은 필연의 산물이라는 말이 하고싶었던 모양이다.


“그리고…첫날에 복지부장을 할 기회가 있는데도 거절하시길래 그런식으로 모험을 하는건 별로 안 좋아하실 줄 알았습니다만, 제가 너무 선입견을 끼고 봤던 모양이네요.”
“아니면 혹시 리더 하는게 싫으실 뿐인건가요?”


타테츠치 토모노리 “어, 맞아.”
“부반장 앞에서 이런 말 하는거 실례일 수도 있겠지만, 나는 리더노릇 할 능력도 의지도 없어서 말이지…”
“나는 그냥 소소하게 친구들이랑 친목 다지는건 좋아하는데, 리더가 돼서 집단을 이끄는건 무리라…”


시가라키도 그 소리 하더니만, 히라사와도 비슷한 질문을 했다.
무임승차를 정말 싫어하는지라 무임승차를 할 생각은 없지만, 리더를 하고 싶냐 하면 그건 아니다.
이런 말을 하는 나를 보고 치사하다고 생각할 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어딘가에 기여하고는 싶지만 리더가 하기 싫을 뿐이다.


히라사와 카가미 “...역시 그런가요.”
“어쩐지 당신의 심정이 이해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시가라키씨가 가끔가다가 타테츠치씨도 학급회 임원이나 부장 했으면 좋았을거라는 이야기를 하시곤 해서 왜 그런 이야기를 하시나 궁금했는데, 이제 대충은 알겠습니다.”
“아무튼 오늘은 고마웠어요.”


“별 말씀을…”
“아, 저기 선생님 오신다.”
“…아타고하고 이누부시, 모로호시, 소라나가도 다 붙잡혀왔네.”


이야기를 하는동안 나와 히라사와는 기숙사에 도착했다.
아까 세탁실에 있었다던 토요사토는 이미 방에 들어간 모양이고,
나와 히라사와가 들어온지 얼마 안돼서 선생님,시가라키,사카이의 손에 붙잡힌 이누부시,모로호시,소라나가와 반쯤 졸고있으면서 하뉴다의 부축을 받고있는 아타고가 기숙사로 돌아왔다.
탈진 직전의 소라나가의 표정은 “아직 더 할 수 있는데~”라고 말하는 듯 한 나머지 셋의 표정과 매우 상반되었다.


이누부시 카즈마 “아 시쇼형 한참 재밌었는데 왜 끊냐고…


하뉴다 히데히코 “그런건 낮에 마저 하게.”
“그리고…지금…힘 빠져서 자는 사람이 있어서 오늘은 더이상 무리야!”
“아타고양!다 왔는데 이제 좀 일어나게!이러다 내 어깨가 빠진다고!”


이누부시 카즈마 “히데짱은 그놈의 고양이귀 귀두컷 만큼 노잼이다~”
“아닌가?여우귀 귀두컷인가?”


하뉴다 히데히코 “내 머리는 고양이귀 귀두컷도 아니고 여우귀 귀두컷도 아닐세!”


모로호시 사키 “아무튼 오늘 진짜 재밌었어!”


선생님이 이번에는 왠일로 이누부시 보고 선생님한테 형 형 거리지 마라 소리 안 하시던데, 이젠 체념하신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소라나가 켄타 “재미는 있었는데 농담이 아니라 나 진짜 체력 고갈될 것 같음…”
“나 다시 학습정보부로 돌아갈래…”


아타고 사요리 “다시 학습정보부로 돌아가면 리히토 아우한테 ‘어서와라, 밤의 세계에.’같은 소리 들어야 하는디 괜찮갔어?”
“엔슈 그 아새끼 땡깡부리는것도 견딜 수 있갔어?성격차이 때문에 나간게 아니언?”


모로호시 사키코 “아니언? 혹시 사투리야?”


소라나가 켄타 “저거 사투리임.도호쿠 사투리.”
“아무튼 나는 저질체력이라 더이상 버틸수가 없음…”
“그리고 나 딱히 애들 성격문제 때문에 옮긴거 아니고 그냥 나 재능 예체능 계열이라서 똑같이 예체능 계열 애들 모여있는데로 가는게 좋을 것 같아서 간거라니까?”
“그리고…이실직고 하자면…학예문화부가 되게 재밌게 노는거 같아서 나도 해보고 싶었어…”
“근데 그것도 다 체력이 필요하다는걸 이제 알았어…”
“선생님…저 정말 죄송한데 저 다시 옮기게 해줘요…”


모에타 시쇼 “하루만에 도로 돌아갈거면 왜 옮겨?!”
“...아침에도 말했지만 부장들이랑 잘 합의해라.”
“마지막이다. 학교 정상화 되고나서는 바꿔달래도 안 바꿔줄테니까 그런 줄 알아.”


왜 그렇게 금방 옮기냐고 어이없어 하셨지만 의외로 허락은 잘 해주시는 모에타 선생님이었다.


모에타 시쇼 “아무튼 다들 수고했다, 히라사와 학생, 하뉴다 학생, 시가라키 학생, 사카이 학생…그리고 타테츠치 학생도.”



타테츠치 토모노리 “밤 늦게 죄송하지만, 혹시 내일 낮에 시간 있으세요?”
“저, 면담 좀 하고싶어서요.”



모에타 시쇼 “ 나 자고있을때 연락보낸 거 아니고 나 일어나있을때 직접 대면으로 물어보는 거니까 괜찮다, 이것아.”
“그래, 내일 낮에 시간 있고 말고, 암!”

내일 면담 하자고 했는데, 막상 말하고 나니 무슨 이야기를 해야할 지 모르겠다.
높은 확률로 나의 장래에 대해서 물어보실 것 같지만, 솔직히 나는 내 장래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말할 자신이 없었다.
간단한 목표 까지는 설정했지만,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정해놓았냐고 물어본다면 절대 그렇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누부시 카즈마 “와…너 이새끼 진짜 담임이랑 면담 하게?”


타테츠치 토모노리 “까먹기 전에 학기초에 미리 해두면 편하잖아”


이누부시 카즈마 “편ㅋㅋㅋ핰ㅋㅋㅋ잖ㅋㅋㅋ앜ㅋㅋㅋㅋ시발ㅋㅋㅋㅋ”
“편하기는 무슨, 넌 이제 내일 담임한테 좆됐다ㅋㅋㅋㅋ”


모에타 시쇼 “예끼 이 사람아!왜 면담하겠다는 애 앞에서 공포를 조장해?”
“그리고 선생님 앞에서 비속어 쓰지 말라고 내가 몇번이나 말하냐!”
“공포 조장하지 말고 얼른 들어가서 자라!”
“선생님 여기 앉아서 너네 자는거 지켜보고 들어갈거다.”
“아무튼 다들 오늘 수고 많았다…”


그렇게 오늘도 다사다난한 하루가 점점 끝나간다.
단수 되기전에 빨리 씻자는 생각을 하며, 폭풍같이 샤워와 양치질을 끝낸 뒤 침대 위에 누웠다.
이상하게 어제에 비하면 잠이 잘 안오는 기분이다.
…출구 찾기를 실패하는걸 오늘 나의 두 눈으로 목격해서일까?
아니면, 시간이 이렇게나 지났는데도 탈출을 못 했다는 사실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다 필요없고 일단 눈을 감고 침대 위에 누워서 생각하는 것을 그만둬야 겠다는 생각 하나만으로, 눈을 붙인채 머리를 비우다가 그대로 졸음의 바다로 향했다.


-다음에 계속-
생존인원 21명
초고교급 점술가 타테츠치 토모노리
초고교급 아나운서 시가라키 미키
초고교급 싱어송라이터 이누부시 카즈마
초고교급 판사 히라사와 카가미
초고교급 고고학자 후루이 치토세
초고교급 사냥꾼 유키시로 유즈키
초고교급 사회복지사 무카에 노보루
초고교급 세무사 사카이 란마
초고교급 슈가크래프터 카와사키 콘페이
초고교급 재봉사 니시키노 마리에
초고교급 해커 라무다 엔슈
초고교급 과학부원 텐도 리히토
초고교급 헬스부원 나카무라 타마코
초고교급 가라테가 키리시마 후쿠로
초고교급 메이크업아티스트 모로호시 사키코
초고교급 만화가 소라나가 켄타
초고교급 선원 아타고 사요리
초고교급 호텔리어 토요사토 니노
초고교급 원예부원 아시카가 이나호
초고교급 빙상선수 하뉴다 히데히코
담임교사/학생주임/전 초고교급 ??? 모에타 시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