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를 하다가 1학년 2반 교실 앞에서 히라사와를 만났다.
“안녕하세요, 조사는 잘 되가고 있는거죠?”
“무슨 일이 있어도, 교칙은 어기지 말아주세요.”
히라사와와 함께 시간을 보낼까?
>예
아니오
“네? 저랑 이야기가 하고싶다고 하신건가요?”
“무슨 이야기부터 해야될까요, 공부라도 같이 하실래요?”
히라사와에게 법에 대한 강의를 들었다.
그리고, 히라사와에게 선물로 인 비트로 로즈를 줬다.
“언제 준비하신건가요?이건 제가 정말 좋아하는 물건이예요. 소중히 간직하겠습니다.”
뛸 듯이 뻐하는걸 보니 나도 기뻐진다!
“모처럼 먼저 친해지고 싶어서 다가오셨는데 제가 벽치고 대하는 것 같아서 죄송합니다.”
“제가 원래 사적인 이야기는 잘 안해서요.”
“친구끼리 가볍게 웃으면서 장난치는것도 못해본지 너무 오래돼서…부담없이 가볍게 할만한 이야기를 하는것조차 하기 힘들군요.”
진짜로 그정도라고?
히라사와 너, 장난하는거 아니지?
아니다...히라사와 성격상 이런 장난을 할 리가 없다.
“...그럼 평소에 무슨 이야기를 해?”
“너가 담당한 사건에 대한거?”
“저는 사건에 대한 이야기는 함부로 말하지 않아요.”
…생각해보니 공무상 기밀은 함부로 이야기하면 안되겠구나.
“미안해, 공무상의 비밀을 함부로 말할 순 없겠지.”
“주로 토론을 하죠. 앞으로 미래에 무엇을 할 것인가, 이 세상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 질서란 무엇인가에 대해서 말이죠…재미없고 머리아픈 이야기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저는 이렇게 재미없는 사람이예요.”
“예전에 다니던 학교에서 학생회장도 해봤지만 학생회 임원들이랑 사무적인 이야기만 할 뿐…사적인 이야기를 나눠본적이 없죠.”
“동료 법조인들하고도 주로 업무랑 관련된 이야기를 하고 그게 아니더라도 거의 진지한 토론만 해봤습니다.”
“타테츠치씨를 실망시켜서 정말 면목없습니다.”
너 친구없어? -1
>난 너랑 이야기가 더 하고싶어 +1
응 맞아 넌 정말 재미없어 0
“너한테 실망한 적 없어!아니...애초에 너가 어떤 사람인지 알지도 못하는데 실망할 게 있긴 해?!”
“난 그냥 너랑 이야기가 하고싶고, 친해지고 싶을 뿐이야.”
“재미 없어도 괜찮아!”
“그럼 다행이네요.”
“제가 또래 사이의 트렌드는 잘 모르지만, 아무쪼록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나만 재밌어하고 너는 관심없을 이야기를 일방적으로 하는건 좀 그렇고…무슨 이야기를 하면 좋을까.”
“그러면 너가 어떻게 초고교급 판사가 되었는지 이야기 해주는건 어떨까?”
“제가 초고교급 판사가 되기까지의 과정 말인가요? 그정도면 얼마든지 이야기 해 드릴 수 있어요.”
“내가 생각해도 내가 주제선정을 잘 했다니까~”
“생각해보니 그럼 또 반대로 내가 법에대해서 잘 몰라서 전문용어같은게 나오면 못알아들을수도 있겠지만…너가 설명해주면 되겠다.”
“그거 괜찮겠군요. 자랑은 아니지만 저는 설명하는 것 만큼은 자신 있습니다.”
“그럼…다음에 만나면 이야깃거리를 준비해오도록 하겠습니다.”
“기대...하셔도 좋을거예요.”
“남은 하루도 평안하시길.”
히라사와는 뭔가 묘하게 신난 것 같은 표정과 목소리로 인사를 한 후, 나와 헤어졌다.
인터뷰에서 “자신의 감정을 죽였다” 라는 말을 몇번이고 한 히라사와였지만, 이건 진짜로 감정이 없는 사람이라면 하지 않을, 아니 하지 못할 행동이다.
히라사와와 조금은 친해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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